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문학동네 시인선 187
안미옥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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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독파 챌린지

-문학동네시인선187

 

안미옥 시집

문학동네 출판

 


 

📖여름잠


네 문을 닫아보려고 했어. 가까이 가면 닫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비틀어진 틈으로 얼굴을 밀어넣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되었어.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네가 가진 것은 모두 문밖에 나와 있었고, 나는 그게 믿어지지 않아서 믿지 않으려 했다.

 

 

 

📖잠영


무언가 쌓여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깊고 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파고 파면 무언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단정 짓고 확정하고 테두리를 견고하게 만들면서

 

아래로 아래로

 

지나온 시간은 전부 수면 아래 있다고

말하려고 했었다

 


📖여름 끝물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무중력 공간에 두 눈을 두고 온 사람처럼

무엇을 보려고 해도

마음만큼 볼 수 없어서

 

그렇게 두 손도 두 발도

전부 두고 온 사람으로 있다고 한다면

 

쓰지 않는 시간을 겪고 있다고 한다면

이해가 될까



 

📖썬캐처


매일 밤 자기 전 내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오늘은 어떤 형체로 살았던 걸까. 표면이 거친 돌로 된 심장으로 뛰고 있던 걸까. 막다른 벽. 컵 속에서 깨진 물의 파편처럼 놓여 있었나. 도로 위 뒤집힌 검정 우산 속으로 비가 쏟아진다. 어려움이 지속된다.

 

 

📖사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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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노래입니다

 

그냥 배울 수는 없고요

보고 배워야 가능합니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 작가님 북토크에서


✔️ 시를 읽는 방법은?

-잠깐이라도 머물렀던 시간이 있다면 시를 즐기는데 충분하다.

-시는 알집같은 거라 압축 내용을 나만의 방법으로 풀어가며 읽어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미지나 시간의 점핑을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지?

-쓰는 입장에서는 맥락이 줄기가 있다. 줄기를 따라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 북, 선캐쳐 시 낭독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읽으면 좋은 시는 <선캐쳐>

’햇빛 옮기기‘ 넘어지게 할 것도 기대는 것으로 대상을 만들게 하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시를 쓰는 방법이 있다면?

-계속 질문하고 나에게, 세상에게 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시를 쓰는 방법같다.

-화자, 공간, 말하는 방식이 정해지면 시를 쓴다.

-시가 써지고 싶은 글들을 만나면 언어적 자극을 만나 쓴다.



◎ 작가님께서 추천하는 책


1 정재율 시집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2 안희연 산문집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유년시절, 가족,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귤이 너무 오래되서 파사삭 소리를 내며 사라져버렸다’ 라는 문장을 좋아해서 한참을 문장을 읽었다.

 

3 신이인 시집 <검은 머리 짐승 사전>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고, 엉뚱한 시인같다.

나와 결이 다르지만.

 

4 김승일 시집 <항상 조금 추운 극장>

읽다보면 조금 어렵다.



**안미옥 작가님께서 올해 산문집 출간계획이라고 하셨어요^^ 기다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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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무중력 공간에 두 눈을 두고 온 사람처럼
무엇을 보려고 해도
마음만큼 볼 수 없어서

그렇게 두 손도 두 발도
전부 두고 온 사람으로 있다고 한다면

쓰지 않는 시간을 겪고 있다고 한다면
이해가 될까

-여름 끝물

네 문을 닫아보려고 했어.
가까이 가면 닫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비틀어진 틈으로 얼굴을 밀어넣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되었어.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네가 가진 것은 모두 문밖에 나와 있었고, 나는 그게 믿어지지 않아서 믿지 않으려 했다.

-여름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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