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란 남자, 나란 여자 - 사랑하지만 가끔 미치게 만드는
덩훼이원 지음, 허유영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여혐, 남혐, 부자혐, 빈민혐, 모두까기혐, 극혐... 그야말로 혐오의 시대입니다. 남녀노소, 빈부, 국경을 떠나,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부재한 시대일까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소통의 장벽에 놓여있는 남녀가 보면 좋을 책, '너란 남자, 나란 여자'를 소개합니다.


제목에서 알다시피 사랑하는데도 미치게 만드는, 연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인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요. 


이 책을 쓴 덩후이원 씨는 정신과 의사이며 커플 심리치료사라고 해요. 인간관계 중에서도 커플간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타이완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정신분석 및 융심리학을 이용한 커플치료가 전공이래요.


네 개의 챕터가 있습니다. 그런데 소제목들이 정말 의미심장해요. ㅎㅎㅎ "나는 조금 이상하지, 너는 정말 이상해!" 왠지 현장에서 수집한 리얼한 대사 같은데 말이에요. 어쨌든 서로간의 갈등을 딪고 진짜 모습을 찾아가면서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커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연애의 종착점, 결혼까지 말이죠.


랑하지만 서툰 사람들이 만나 사소한 다툼을 시작으로 문제가 생기고, 상대에 대한 기대는 분노로 바뀌죠. 그런데 저자가 아무래도 정신과전문의라서 그런지 접근하는 방식이 좀 다릅니다. "그래, 이럴 수도 있지- 저럴 수도 있지.. 니 맘 다 알아~" 하는 접근이 아니구요, "너가 A 할 때 기본 마인드는 B지만 그럴 경우 C를 고려해서 결과적으로는 D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굉장히 명쾌합니다.


여자들의 환상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하죠. 애교와 횡포의 차이의 사례가 바로 '감동적인 프로포즈'네요. ㅎㅎ 감동적인 프로포즈를 바랄 때의 기본적인 전제는 남자의 시혜라는 점에서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우수꽝스럽다고 단언합니다. 생각해보면 왜 그런 '사서 고생하는 이벤트'를 해야 할까? 싶기도 한대요. 저 역시 감동적인 프로포즈를 원했다는 점에서, 남자들이 여자에게 갖는 환상(아침식사의 로망, 애교 기타 등등)을 쉽게 바꾸기가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들은 왜 이상한 질문을 할까?' 챕터는 보고 정말 빵 터졌여요 저 연애할 때 구 남친(현 남편)이 제 이상한 질문 때문에 힘들어했거든요. 그런데 이 챕터의 이상한 질문이란 "설현이란 나랑 누가 더 예뻐?", "엄마랑 나랑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거야?" 등의 질문인데요, 저는 그런 질문은 잘 안했어요. 그냥 영화보거나 책 읽거나, 뉴스에 나오면 순간적으로 넌 어때? 라고 물어봤었거든요. 근데 그 질문들이 참 난감했다고 후일담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썰전 보면서 K씨 욕하는 남편에게 "만약에 집을 샀는데, 집값을 안정시키고 서민주거복지 실천하겠다는 A씨랑, 집값을 두 배로 올려주겠다는 K씨가 동시에 우리 동네에 출마하면 누구 찍을거야?" 뭐 이런 식의 질문? ㅎㅎ 그런데 이건 여자들의 이상한 질문이라기 보다 저의 이상한 질문 같기도 합니다. ㅋㅋㅋㅋ


어쨌든 먼저 듣고 이야기하는 것이 소통의 기술이죠. 먼저 듣기.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말하기. 평가하지 말고 이야기하기.


사랑은 6가지 종류가 있대요. 한결같은 사랑, 깊은 사랑, 어리석은 사랑, 다정한 사랑, 헤픈 사랑, 무정한 사랑이 그것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아시겠죠? 근데 저는 한결같은 사랑에 대한 정의가 인상적이었어요. 한결같은 사랑은 '한사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만 사랑하면서 다른 가능성을 포기할 수 있는 것'이래요. 


그나저나 '금사빠'라거나 '설현' 등 최신 용어나 연예인들이 사례로 거론되고 시댁에 관한 에피소드도 너무 한국적이어서 저자가 대만 사람이라는 걸 거의 의식하지 못하고 읽었어요. 아니 이런 관계는 동양이면 만국공통인가요!!!


가끔 춘절이라거나 이런 얘기가 나와야, "아 맞다! 대만 사람이었지?"하고 인식하게 되더라고요. 사람 사는 곳은 정말 다  똑같은가봐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더 잘 듣고 더 잘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지 말이에요! :)



링크를 클릭하시면 사진과 함께 한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http://roomy_room.blog.me/22077710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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