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숲 돋보기 - 숲해설가 황호림의 두 번째 숲 이야기
황호림 지음 / 책나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엄마와 뒷산에 올랐을 때 일입니다.

이런 저런 풀을 설명해주는데 다 똑같이 생겨서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어떤 풀은 먹고 어떤 풀은 어떻게 가지고 놀고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주시는데

빨가면 단풍나무 노라면 은행나무 가시같으면 소나무 정도로만 생각하는 저로써는 도무지...

 

그 때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척박한 저의 식물 지식을 비옥하게 만들고자 했던 생각을 했던 것이...

그러다가 입문서로 보면 좋을만한 우리 동네 숲 돋보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숲 해설가 황호림 저자의 책입니다.

표지도 정말 인상적이에요. 너무 예쁜 꽃들이 나무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도 책나무에요. 정말 3박자가 모두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목포의 숲 생태계를 연구하고 해설하시는 저자 황호림 님은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운영합니다.

http://blog.naver.com/easyjava

http://facebook.com/soupro

블로그와 페이스북에서 숲에 대한 이야기를 더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목차 디자인도 청량하게 정말 숲에 대한 이야기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깁니다.

이 책은 목포의 식물과 생태에 대해 포커스를 맞춘 책입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그렇게 큰 나라가 아니다보니 목포의 생태계와 서울, 혹은 남부의 생태계가 크게 다르진 않겠죠.

뭐... 이런 생각은 도시 촌뜨기의 무식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뭐... 어쨌든 서울에 있든 목포에 있든 모두 잘 모르는 식물이라는 건 저에게 크게 다르지 않네요.

 

아무래도 숲 이야기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구성일 줄 알았어요.

일종의 백과사전이랄까요? 식물 사진이 있고, 그 식물의 학술명을 이야기하고 어떤 식물인지를 설명하고 말이죠.

 

그러나 이 책의 첫 페이지는 목포 방송국 교양강좌 강연 내용인 숲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건강한 숲이 인류의 미래라는 것이죠.

숲의 파괴와 함께 사라진 이스터 섬의 문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말이에요.

 

그리고 또 책의 상당부분을 목포의 산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할애합니다.

즉 저자는 하나의 분절된 상태로의 식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에서 맥락적인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리고 한참 목포와 목포의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나서야 목포의 숲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것도 바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조언으로 먼저 시작합니다.

사실 모르면 보이지 않아요.
 

우리가 만약 산에서 들국화를 본다면, 산국, 감국, 금불초, 뚱딴지를 과연 구별할 수 있을까요?

누가 설명해줘도 잘 모를 것 같아요.

잎의 모양, 꽃잎의 수와 형태 등을 통해 구별한다는 것,

그것은 알아야 가능한 일이고, 알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즉, 우리 동네 숲에 자라는 생태계를 안다는 것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고,

그렇게 관심을 가져야만 우리 동네를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것이죠.

 

설명은 꽃뿐만 아니라 그에 관한 이야기, 문화적 이야기를 포함합니다.

각시붓꽃이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됐는지, 어떤 면에서 아름다운지 등을 설명하면서

심지어 제목을 수줍은 새 각시의 모습이라고 지어주었어요.

 

황호림 해설가님의 설명이 얼마나 맥락적이고 문화적인지는 백과 사전의 설명과 비교하면 한 눈에 보입니다.

백과사전의 정보가 팩트만 나열되어 있다면, 해설가님의 설명은 그 팩트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할까요?

설명과 함께 있는 사진도 목포에서 발견한 사진과 또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유사한 식물을 함께 묶어 보여주는 식입니다.

목포 소백산의 각시붓꽃을 소개하면서 소백산의 노랑무늬 붓꽃을 함께 이야기하는 식이죠.

 

책의 마지막에는 색인을 통해 사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돋보기를 들고 자연관찰을 나서는 것처럼 이 책을 들고 뒷산에 오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물론 아직 산국, 감국, 금불초, 뚱딴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저는 이 책을 들고 사진을 비교하며 찾아봐도

아마 제대로 구별해낼 수 있는 꽃이나 나무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일찍이 어느 시인이 이야기했잖아요?

문화유산답사기를 통해 유명해진 바로 그 말 말이고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책을 통해 자연을 알아가는 계기가 된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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