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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예보
차인표 지음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뭘까,
얼굴도 잘생기고, 생활도 반듯하면서, 이미지도 좋은데다가
글까지 잘 쓰는 이 어메이징한 남자는....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 믿고 싶지만,
어쨌든 나는, 차인표라는 배우가 소설을 썼다는 말을 듣자마자,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괜한 선입견에 읽지도 않고 별로일 것이라고 단정을 지었다.
과연 얼마나 썼나 보자는 생각으로 펼쳐봤는데, 어라? 정말 이 글을 차인표가 썼단 말인가?
모든 사람이 서로 연관을 맺어 살아간다는 점에서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을 떠올리게도 하고,
유쾌하고 발랄한 어투에서 공중그네의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를 떠올리게도 하는데,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말 재미있다는 것이다.
주식으로 망한 남자, 조직생활하다 사기당한 남자, 그냥 인생이 잘 안 풀리는 남자-
이 밑바닥 하류인생 3인방의 이야기를 썼는데 어떻게 이런 디테일을 알까? 싶기도 했다.
사실 내용에 대해 주변에 말하면 다들 하는 첫마디가 "차인표가 어떻게 그런 생활을 알아?"였으니,
이 역시 나만의 선입견은 아니었을 거라고 믿고 싶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왕초에서 거지 대왕으로 출연했던 것도 같은데,
드라마 속 간접경험만으로 이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나? 싶기도 하면서도
정말 차인표가 겪었을 것이라고 믿지는 않았는데,
사실 작가들이 모두 자기가 경험한 걸 쓰진 않는데 유독 차인표에 대해 이렇게 따졌던 걸 보면,
여전히 작가 차인표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건, 어쩌면 뭔가 다 가진 것 같은 미남배우 차인표가 글까지 잘 쓴다는 걸 믿고 싶지 않은
질투와 시기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재미있고 착한 차인표 표 소설.
작가 차인표의 이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람이 뭔 말을 하면 단어만 대충 듣고 니 머리로 지레 짐작하지 말란 말이여.
지레 짐작해서 니가 듣고 싶은 말만 쏙 빼서 멋대로 지어내려면, 뭣허러 대화를 허냐?
혼자 벽 보고 말하고, 혼자 고개 끄덕거리면 되지.
- 183p.
로또에 당첨되는 건 기적이 아니지. 그건 재수가 좋은 거지.
진짜 기적은 신문에 나지 않아.
커다란 북을 치며 요란하게 등장하지 않거든.
진짜 기적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너무 작아서 스스로도 느낄 수 없을 만큼 미세한 변화로부터 시작된단 말이야.
- 231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