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던가,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연금술사'를 읽고 한 때 반해서 엄청 추천하고 다니다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악마와 미스프랭',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읽고 동어반복같기도 하고 나랑 너무 맞지 않아 절독을 결심하게 만들었던 파울로 코엘료. 신작 브리다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읽지 않았는데, 계속 베스트 셀러이기도 하고- 얼핏 보면 목돌아간 것 같은 무서운 책 표지도 뭔가 신비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솔깃 하다가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결론은..... 브라운 아이즈가 부릅니다. "점점~ 더 멀어지나봐~♬"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넘기는데 한 2시간 걸렸나? 여튼 순식간에 읽어내려가면서 내 표정은 ㅡ"ㅡ 시종일관 무표정.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하는 생각을 오히려 더 길게 했다. 워낙 파울로 코엘료가 잠언적인 성격을 많이 띄고 있는 작가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파울로 코엘료가 정말 내 스타일의 작가가 아니거나, 혹은 파울로 코엘료가 전도 프로젝트로 입문코스부터 점점 난이도를 높여 책을 쓰고 있는데, 그중에 입문코스인 연금술사까지만 내가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건 물론 내 상상의 소산물이다) 하아. 전 우주가 나를 도와주는 것 까지는 아아 믿슙니다- 삶은 아름다워요! 라고 외쳐줄 수 있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이건 동화책인가? 민담 듣듯이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경계에 놓인 책같은, 성인 문체로 쓰여진 동화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유아체로 쓰여진 소설을 읽는 기분이기도 했다. 어쨌든 정체성을 알 수 없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