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복음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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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자들의 도시로 노벨 문학상을 탔지만,

실제로 주제 사라마구를 노벨문학상을 받게 한 책은 예수복음이라는 말을 들었다.

주제 사라마구의 도시 3부작을 다 읽었는데,

워낙 관념적인 상황을 풀어 쓴 글이기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재미있게 봤던 폴 오스턴의 도시 3부작의 자극적인 문체들과 비교되기도 했고-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영화로 먼저 본 데다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소개시켜준 책이라

더욱이 탐탁치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도 그 도발적 상황설정과 폭발적 문체에 놀랐던 기억은 난다.

 

예수복음.

무교인 나로서는 충분히 선입견을 가질만한 - 딱딱하고 어려운 책일 것이라는 - 제목에,

책 자체도 워낙 두껍고 글도 빽빽하니 기실 시작도 전부터 지칠만도 하겠지만-

첫 페이지부터 왜인지 모르게 빠져들었다. 그림 하나를 묘사하는 데 한 챕터를 활용하는 필력이라니.

그림을 보지도 못했지만 왠지 눈 앞에 생생히 펼쳐져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네로가 죽기 직전 성당에서 보았던 루벤스의 그림처럼 감동을 주면서.

만약 책에 이 그림이 함께 삽화되어 있었으면 어땠을까? 감동이 더해졌을까? 덜해졌을까?

오히려 도시 3부작보다 더 관념적이면 관념적일 내용인데, 오히려 실제적으로 느껴졌다.

 

완전한 소설체. 정영목 역자의 익히 알려진 매끄러운 번역이 더해지면서 흥미진진하다.

예수나 마리아와 같이 신성한 존재들이 현실에서 '삶'을 살아간다는 생각 자체가 신선했던 것이다.

그렇지, 어차피 그들은 처음부터 인간이었는데, 인간으로 살았는데, 그랬다면 이랬을거야.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신도, 인간도, 완벽하지 않고, 질투하고, 실수하고, 탐하고, 욕망한다.

예수는 그 순간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희생 제단에 가는 양처럼 꾐에 빠진 것이다.

하나님을 용서하라, 하나님은 자신이 한 짓을 알지 못한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의 전율을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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