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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 온실 구경하기
마쓰오카 다쓰히데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아이 / 2025년 11월
평점 :

서울대공원 식물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온실 문을 열자마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확 밀려오고, 평소에 보기 힘든 커다란 잎사귀들이 눈앞을 가득 채웠습니다. 바나나가 실제로 어떻게 열리는지, 카카오 열매가 줄기에서 바로 돋아난다는 사실도 그곳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곳곳에 넝쿨이 얽히고 다양한 열대식물이 뒤섞인 모습은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고,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새로운 식물이 등장해 발걸음이 계속 멈춰질 만큼 신기함이 가득했습니다.

마쓰오카 다쓰히데 저자의 <식물원 온실 구경하기>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날의 온실 풍경이 포개지듯 떠오릅니다. 책 속에서 만나는 여러 식물들을 보며, 서울대공원 온실에서 실제로 마주쳤던 장면들이 하나둘 되살아났습니다. 바나나나 망고처럼 익숙한 과일나무부터 잭프루트처럼 거대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까지, 눈앞에서 봤던 생생한 장면들이 글과 함께 펼쳐지는 듯했습니다.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식물의 모습이나 생태적 특징을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하니, 그때의 관찰이 더 깊어지고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온실을 거닐며 식물원 선생님께 이것저것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던지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 역시 책을 읽는 동안 그날의 습도와 향기, 온실 속 은은한 빛까지 자연스레 떠올리며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깊어지고, 자연에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