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과 죽음의 과학적 가치에 대해서 _ 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

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 - 죽음 이후 남겨진 몸의 새로운 삶
메리 로치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빌리버튼 / 2025년 9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보통 죽음을 삶의 종착점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 이후에도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 상과 연결됩니다. 해부학 실습용 시신이나 장기 기증자로서의 역할은 물론, 자동차 충돌 실험, 과학 수사, 심지어 생태계의 순환을 돕는 재료로 다시 쓰이기도 합니다. <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는 이러한 죽음 이후의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한 메리 로치의 과학 논픽션입니다. 저자는 유머와 통찰을 곁들여 방대한 과학 자료와 직접 취재를 엮어, 죽은 몸이 과학과 사회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담아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죽은 몸은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 매체에서 간접적으로 다루는 걸 통해 접하게 되는데 대체로 긍정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아서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죽음에 도달하기까지의 각종 질병이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을 다룬 것들은 많지만 죽음 이후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없었던 터라서 이 책을 통해 여러모로 알 게 되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머리가 잘린 상태에서의 이야기였는데 최근에 사람 머리를 떼어내 통째로 이식하는 수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했던터라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실관계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죽음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의 가치를 묻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