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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발견 - 사랑을 떠나보내고 다시 사랑하는 법
캐스린 슐츠 지음, 한유주 옮김 / 반비 / 2024년 6월
평점 :

고등학생 때 죽음에 관한 책을 처음으로 구매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친구를 떠나보냈던 시기였는데 처음에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원망스러웠고 한편으로 저 스스로 자책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나면서 죽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캐스린 슐츠의 <상실과 발견>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아버지의 죽음 몇 주 전에 사랑하는 사람 C를 발견하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아버지를 잃은 상실과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면서 느낀 저자의 회고록입니다.

기존에는 죽음과 슬픔에 관해 통계학이나 과학, 심리학 같이 학문적으로 접근한 책들을 많이 읽었고 에세이라고 해 봐야 공감대 형성이 안 되었는데 이 책은 문구 하나하나가 여러 가지로 생각하게 끔 만들어서 좋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애도에 관해서 애도가 안겨주는 고통과 기이한 관계를 맺는다며 초기에는 끝나기만을 바라고, 나중에는 끝날까 봐 두려워한다 말에 같은 경험을 겪었던 터라서 고민이 들었습니다. 기분이 나아진다고 해서 참담해질 것도 아니고 배신이라고 할 수도 없다는 게 지금도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 책을 읽고 나니 조금은 풀렸습니다.
지금도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을테고 세월이 지나 무뎌지거나 새로운 출발, 일상의 복귀, 추모 등 각자가 풀어나가 듯 <상실과 발견> 책을 통해 복잡했던 마음을 한 번 쯤은 정리 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