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100 아티스트 - 대한민국 음악의 발견
Mnet 레전드 100 아티스트 제작팀 지음 / 한권의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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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 길지 않은 나의 인생을(쓰고보니 노래가사다...) 돌아보면, 음악에 대해 거의 문외한이다시피 한 내게도 어떤 날, 어떤 사람을 생각할 때 함께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다. 가끔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도 있다. 가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을은 그런 계절일까. 유난히 가을을 타는 나는, 솔직히 가을이 싫다. 이 무렵이면 스물스물 올라오는, 뿌리를 알 수 없는 이 울적함이 참 힘든, 그런 계절이기에.

 

  무겁지 않은 책을 한 권 읽었다. 사실 이 책은 두껍고, 판본도 작지 않은데다 사실 무겁다. 그러나 소설 읽듯이 선후관계를 따져가며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순서대로 읽어야 할 책은 아니고  가볍게 책장을 왔다갔다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대한 평가절하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잡지다. 잡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 책은 목차와 본문을 왔다갔다하며 관심가는 부분을 발췌독을 할 수 있고, 그렇게 책장을 넘기다가 우연히 펴든 곳에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거나 낯선 이름에게도 시선을 한번쯤 주게 되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책 제목을 보고서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목차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이 있나 없나를 먼저 살펴봤는데, 다행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사람의 이름이 있어서, "이건 읽어야 해!" 했던 거다. 그리고 책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목차에서 "임재범"이란 이름을 찾았고, 해당 페이지를 찾아서 펼쳐들었다. 그에 대한 소개글을 "진심을 노래한 카리스마 보이스". 그리고 그의 이미지로는 너무나도 유명한 "여러분"을 열창하던 모습이 캐릭터화되어 있다. 그런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서는, 이 책에 대해 실망했다. 철저히 내 관점에서 말하자면, 인터넷 기사 한 꼭지를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위키피디아보다 가벼운 듯한 느낌이랄까.....

 

  책 전체에 대한 설명이 늦었다. 책 앞날개에 실린 이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Mnet은 2013년,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선 K-pop의 뿌리를 100여년에 가까운 대중가요 역사 속 아티스트에게서 찾고자 [레전드 100-아티스트]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하였다." 이 책이 그 결과물인 셈이다. "보컬", "싱어송라이터", "록&밴드", "퍼포먼스", "대중음악사의 아이콘"이라는 5개의 카테고리로, 전설들의 이름을 담고 있다.  첫쪽에는 그의 이름과 아주 간략한 프로필, 그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 두번째와 세번째 쪽에서는 그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넷째쪽에는 그에 대한 타인이나 본인의 인터뷰를 아주 간략히 실어놓은 형태로 하나의 전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인터넷 기사 하나 정도의 분량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그렇게 가볍게 평가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면 분야별 "전설"들을 선정해 책으로 엮어낸 것 그 자체가 아닐까...내가 기대했던 것은, 그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좀 더 깊은 이야기였는데, 오히려 나의 바람대로 이 책이 엮였더라면 그게 더 통속적이고 수준낮은 잡지로 전락해버리는 것일지도...

 

  가을이다. 삶의 어느 한 순간을 함께 했던 전설들의 노래를 찾아서 듣기 좋은 계절이다. 이 책은 기억 저 편에 넣어둔 전설들을 추억하기에 좋은 책이다. 이렇게 쓰고 나니, 이 책에 소개된 전설들이 아주 오래 전 사람들인 것 같지만, 아니다. 그들 대부분은 이 책에 자주 실린 표현대로 "현재진행형 가수로 전설을 이어가고 있"(p110)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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