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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ㅣ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지식채널e 중에서 역사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 방송분을 역사채널e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아니다. 지식채널e와 역사채널e는 별개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다른 방송인 모양이다. 지식채널e를 일부러라도 찾아서 즐겨 보는 편인데, 역사채널e도 찾아서 봐야겠다. [역사e]를 읽었다. 이 책은 EBS의 프로그램인 역사채널e를 활자화한 책이다. 책의 내용을 보니, 예전에 내가 시청한 적이 있는(지식채널e인 줄 알고 시청한 모양이다.) 방송분도 몇 편 있어서 더 반가웠다. 이 책 [역사e]는 3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 아래에는 7개의 주제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모두 21편의 역사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1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첫번째로 이야기하고 있는 "어떤 젊음"이라는 주제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은 이회영과 그의 형제들에 관한 이야기다. 시작부분에서 던지고 있는 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세상에 풍운은 많이 일고 해와 달은 사람을 급급하게 몰아붙이는데 한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내 기억의 출처가 역사채널e인지, 혹은 이회영을 다룬 다른 책에서 본 말인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이 말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예전에 수첩에다 적어두고 내 스스로에게 던져보곤 했던 질문이기도 하다. 사실 부끄럽다. 내가 이 인상적인 질문을 내 수첩에다 적어두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나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함이었다. 내 젊은 시간을 이렇게 낭비하고 있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다음에 나는 이 시간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 하는.. 내 개인을 위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우당 이회영이 서른 살의 자신에게 던진 이 질문은 그런 차원의 질문이 아니었다. 그가 던진 질문은 나라의 독립을 위한 헌신의 각오였다. 부러울 것 없는 명문가에서 태어난 그가 스스로의 삶에 만족했더라면 그런 질문이 필요없었을 터이다. 가진 것 누리면서 살아도 충분했을 삶이었을테니.. 그러나 그는, 그의 형제들은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가산을 정리해 독립운동에 헌신.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가 젊은 날 던진 질문에 그는 온 몸으로, 그의 삶으로 대답했던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많이 부끄러웠다.
각각의 주제는 역사채널e의 포로그램을 활자화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시작한다. 관련 사진과 그림자료가 풍부하다. 그리고 짧지만 무척이나 강한 잔상을 남긴다. 이어서 각 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뒤따라 붙는다.
2부 나는 누구인가의 7번째 주제 "보이지 않는 시선"은 무척 흥미로운 주제였다. 일본의 인류학자이자 민속학자인 도리이 류조가 조선총독부의 명으로 조선인들을 사진으로 남긴 것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있는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사진이라지만, 어떤 것을 사진으로 찍을 것인가에는 이미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는 것. 사진이 조선의 낙후된 모습을 선택해서 촬영함으로써 조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킨 것이다.
3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의 첫 주제 "999번째 수요일"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읽다가 눈물이 났다. 그리고 "위안부"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최근 "강제적인 일본군 성노예 enforced sex slaves"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단다. 당사자인 할머니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문제의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군의 대명사인, 연산군이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라는 말을 했단다. 역사와 사람과 시간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준 책이었다. [역사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