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심리학 - 표정 속에 감춰진 관계의 비밀
마리안 라프랑스 지음, 윤영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웃음"이라는 주제로 한 권의 책을 써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겐 놀라웠다. 웃음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래서 펴든 책이다.  [웃음의 심리학]. "웃음"이 주제라 가벼운 마음으로 펴들었는데, 원문에 붙은 각주만 해도 50여쪽이나 되는데다, 글쓴이가 권위있는 심리학 박사라는 사실, 그리고 대충 훑어본 목차가 내 예상과는 다소 다른 책이라 읽기에 부담스럽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의외로 책장은 빨리 넘어갔다. 상당히 학술적으로 보이는 글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그닥 어렵지 않았고 번역이 깔끔했기 때문이리라.

 

   글쓴이는 마리안 라프랑스. 책앞날개에 소개된 그녀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을 보자면 "실험사회심리학자로서 웃음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학문적 쾌거를 이뤄냈"을 뿐만 아니라 웃음과 성역할, 정체성, 성격, 태도, 신념 따위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 온 그야말로 "웃음"에 대한 전문가라 할 만한 사람인 듯... 전체 세 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주제는 "웃는 사람은 모두 진심일까?" , "전략적 웃음에 속지 마라", "상대의 조작된 웃음을 읽어라."이고 각 주제 아래 몇 개의 소주제들이 딸려 있다.

 

  책에는 다양한 종류의 웃음과 웃음에 여러 용어가 소개되어 있다. 웃음에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지도, 그리고 웃음과 관련한 이렇게 많은 용어가 있는지도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들이라 놀라운 부분이 많았다. "뒤센웃음"과 "非뒤센웃음"은 우리 말로 굳이 옮겨보자면 진정한 웃음과 거짓 웃음으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사람의 얼굴을 뚫어져라 관찰해본 적이 없는터라 내겐 "웃음"과 "비웃음" 정도의 구분만이 있을 뿐인데, 웃음을 이렇게 구분할 수도 있는구나. 책에는 뒤센웃음과 비뒤센웃음뿐만 아니라 화난 웃음, 슬픈웃음, 비참한 웃음. 억압된 웃음, 가식적인 웃음, 사교적 웃음,수줍은 웃음 등....  그러나 책에 실린 웃는 사진들에 붙인 제목들은 그럴 듯하다고 고개를 주억거릴만한 부분도 있었지만 동의할 수 없는 사진들도 있어서 다소 의구심이 들곤 했다.

 

    책에서는 실험사회심리학자인 글쓴이의 여러가지 실험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건 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나는 평소에도 심리학에서 이뤄지는 실험사례들을 일반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실험들이 다소 작위적인데다가 실험결과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을 배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실험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가 다소 어이가 없었던 부분은 "얼굴행동코딩시스템"과 같은 부분. 근육의 움직임으로 웃음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겠다는 생각이 내겐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에. 웃음의 영향력, 웃음의 효과, 웃음의 해석 등과 관련한 글쓴이의 실험은 재미있고 의미있는 부분도 많았다. 특히 내가 전혀 몰랐던 "뫼비우스 증후군"에 대한 설명 등은 무척 인상적이기도 했다. 이 책의 대부분에서 글쓴이는 자신의 실험결과를 웃음에 대한 일반화로 연결시키고 있지만 끝부분에서는 웃음이 문화권이나 성별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글쓴이가 지적해 준 것은 의미있는 부분이라 할 만하겠다.

 

   심리학자의 웃음에 관한 다양한 실험결과와 사례들을 담고 있는 책. [웃음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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