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 A History of Korea
황경문 지음, 박수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어느 한 분야에 대해 얼마만큼 읽고 공부하면 "알 것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겐 늘 숙제 같은 분야가 역사다. 다른 분야의 책보다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읽고는 있는데, 읽을수록 모르는 것 투성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많이 읽고, 듣고, 배우고, 공부하고 그래야겠다. 왜냐하면 나는 역사에 대해 "좀 안다."고 말하고 싶을 때가 많으니까...!

 

   [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는 내가 최근에 읽어온 조선사 중심의 우리 역사 서술이 아니라, 그 이전 시대의 역사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책이다. 글쓴이는 황경문. 우리 나라 사람 같은데, 옮긴이가 따로 있는 것 보면, 중국인인가? "하버드 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지역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동아시아 언어와 문명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역사학교 부교수로 재직중"(책앞날개)이라는 글쓴이의 대부분의 연구는 "한국사"다. "감사의 말"에서 "이곳 미국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p7)이라는 표현을 보고서야, 한국인이구나 싶었다. 이 책의 발간과정에 관해서는 따로 언급되어 있지 않는데, 아마도 글쓴이가 미국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사에 대해 수업한 내용을(그러니까, 영어로) 우리 말로 옮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책 말미의 참고문헌까지 합하면 466쪽이나 되는 제법 묵직해 보이는 책이라 수월찮게 읽히면 어떡할까 고민을 하면서 시작했던 책이지만 생각보다 책장이 잘 넘어갔다. 27개의 chapter, 각 chapter 아래 너댓개의 작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 소주제들이 짤막짤막하게 구성되어 있어 읽기 편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시간적인 범위는 삼국시대로부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000년대 이야기까지. 꽤나 광범위하다. 이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한 권에서 다룰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 다루고 있다. 책의 성격을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다. 깊이가 없으면서도 깊이가 있는 책? 말이 안 되는 소린가?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사입문서"와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한국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외국학생들을 상대로 한 한국사 맛보기 수업의 한 장면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이 책만으로는 한국사의 틀을 파악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각 소주제가 너무 짤막하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깊이가 없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여백은, 독자가 스스로의 공부로 채워야 할 몫인가 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상당히 깊이가 있는 책이다. 문화분야에 관해서는 꽤나 깊이 파고든다. "이향견문록"을 통해 조선 후기의 대중문화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고, 1920년대의 대표적인 인물로 "나혜석"에 대해서도 비교적 깊이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광복 이후의 "우리" 역사는 늘 "남"쪽만의 역사였는데, 같은 시기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도 꽤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내겐 그 깊이와 얕음이 다소 혼란스러웠는데 그 이유는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맥락"이 잘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역사공부의 욕심을 갖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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