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제왕. 오랜 역사. 수많은 나라들. 인류사에 존재했던 많은 왕조 중에서 100명의 뛰어난 왕을 추려내기란 쉽지 않을 터. 관점과 가치관에 따라서 중요한 인물로 선정하는데에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골라낸 100명의 왕들은, 글을 쓴 "통지아위"라는 인물의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일테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펼치자마자 아쉽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통지아위"라는 저자에 대한 소개가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보통 책앞날개에는 글쓴이에 관한 대략의 정보가 나와있기 마련인데, 이 책 앞날개에는 옮긴이에 대한 설명 뿐 원저자에 대한 소개가 없다.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이라도 알아야 글쓴이가 왜 이런 사람들을 대표적인 제왕으로 추려낸 것인지 짐작이라도 해 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아쉽다. 글쓴이가 책을 쓰게 된 동기 따위를 담은 머리말도 이 책엔 없다. 그래서 그 아쉬움이 더 컸다. 책은 머리말 없이 차례 다음 바로 본문으로 이어진다. 일일이 세어보진 않았는데 글쓴이가 추려낸 100대 세계 제왕에 관해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전체 분량은 314쪽. 분량이 버거운 책은 아니다. 컬러판으로 수록된 다양한 사진자료가 큼직큼직하게 실려있어서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는 깔끔하게 만들어진 책이기도 하고. 책의 제목 때문에 이 책에 실린 인물들이 왕조국가의 "왕"이었던 사람들에 대한 열전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왕이 아니었던 한니발이나 교황 우르바노 2세, 교항 인노첸시오 3세 등이 실려 있는 점은 의외였다. 글쓴이는 글자 그대로의 "왕"이었던 인물이라기보다는 한니발과 같이 뛰어난 군사전문가나 유럽 중세의 역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교황 역시도 "왕"으로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위대한 역사가로 불리우는 사마천 역시도 공자나 진승의 전기를 "열전"이 아니라 제후들의 전기인 "세가"에다 수록했다고 한다. 무엇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역사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것이겠지. 이 책은 사전 같은 책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나가기는 다소 어려웠다. 앞 뒤 인물이 연결성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만 시간 순으로 중요한 인물들을 주르륵 나열해놓은 식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운게 오스만 투르크를 세운 "오스만 1세"(1258~1326)와 헝가리와 폴란드의 국왕이었던 루이 1세(1326~1382) 사이에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였던 람세스2세(BC1314~1224)가 실려있는 점이다. 이런 부분은 출판사측의 실수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