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의 왕 ㅣ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14
박영수 지음, 노기동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어려운 책을 읽고 난 뒤라, 어린이책의 "재미있음"이 좋았다. "지도없이 떠나는 10일간의"시리즈 중 이번 책은 "한국의 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을 읽었다. 이 책 이전에도 이 시리즈의 책을 몇 권 읽어봤는데, 쉽고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붙이기가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서 관심이 갔다.
책은 단군으로부터 시작해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에 이르기까지, 글쓴이가 선택한 50여명의 왕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어린이책이라 "재미"라는 부분을 많이 살리기 위해서인지 야사 등 흥미를 끌만한 일화가 많이 실려있지만 역사적 사실 부분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들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먼 과거의 시간을, 게다가 어른들의 이야기를 딱딱하게 늘어놓는 역사책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듯 인물을 통해 역사에 접근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 같다. 어린이책을 읽으면서 모르던 많은 것들을 알게 되는 걸 보면, 어린이책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발견하고 즐거웠다. 예를 들자면 이런 이야기.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피난 길에 "묵"이라는 이름의 생선을 아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은어"라고 부르라고 했다는데, 전쟁이 끝난 후 은어를 다시 먹어보니 맛이 없다며 "이 물고기를 도로 묵이라고 불러라!"(p185)고 했다는데서 유래한 말, "도루묵".
책에서 발견한 "사소한(?)" 오류 하나는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책 98쪽에 실려 있는 신라의 48대왕 "경문왕"에 대한 것이다. 책에서는 "860년(헌안왕 4년)에 신라 임금이 임해전에서 여러 신하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베풀었을 때의 일입니다. 왕은 그 자리에 참석한 왕족 김응렴(金膺廉, ?~875년)이 15세로 나이는 어리지만"(p98)이라는 글이 실려 있다. 책에서도 나중에 경문왕이 될 김응렴의 생몰연대 중 생년에 대해서는 미상이라는 뜻으로 "?"로 처리하고 있으면서도, 860년에 "15세"라고 언급할 수 있는 자료는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궁금하다. 또 한 장을 넘겨 100쪽에서는 "이듬해인 861년(헌덕왕 5년) 정월에 왕이 병으로"라고 씌여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괄호 안의 "헌덕왕 5년"은 "헌안왕 5년"의 잘못된 기록인 듯 하다. 또 하나 앞서 언급한 경문왕 김응렴의 생년에 대한 오류는 100쪽에 그려진 그의 삽화 그림(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와 관련한 삽화)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98쪽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860년에 15세였고, 그의 재위기간이 875년까지였으니 그가 왕위에 있었던 때 그는 30세 이전의 "젊은" 왕인데, 삽화에는 매우 "늙은" 왕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린이 책이지만, 아니 어린이책이기에 더욱 정확성에 근거한 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하는 말이다.
재미있는 삽화와 "사람"들의 삶을 담은 역사이야기를 싣고 있는 책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의 왕]. 다소의 아쉬움이 남지만 유익함이 컸기에 만족하련다. 부모님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더욱 효과적인 역사공부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