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읽는 세계사 - 세계의 역사를 뒤바꿔놓은 스물 세 번의 전쟁 이야기
정미선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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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책을 읽다보면 역사란 게 결국 사람이야기인데, 사람들이 오순도순 행복하게 잘 살았다더라는 동화같은 이야기보다는 이래서 싸웠고 저래서 싸웠다는 식의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다.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 늘 있어 왔던 전쟁이었지만, 특히나 서양사를 배울 땐 왠 전쟁이 그렇게도 많던지, 전쟁에 대해서만 알아도 서양사를 꿰뚫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전쟁에 관한 책을 한 권 읽었다. [전쟁으로 읽는 세계사]. 부제는 "세계의 역사를 뒤바꿔 놓은 스물세번의 전쟁이야기".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전쟁을 통해 역사를 살펴본다는 책들을 두어권 읽었던 적이 있다. 그 책들은 대부분 전쟁사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써왔던 저자들의 책이었는데, "史"보다는 "戰"자체에 치우친 지엽적이고 복잡한 이야기들이라, 그 분야엔 문외한인 내가 읽기엔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기존에 내가 읽어온 전쟁사 책들과는 다소 다르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보다 훨씬 쉽게 읽힌다. 그렇게 느껴지는 까닭은 우선 이 책의 원문이 "<중학 독서평설>에 '세계를 뒤흔든 전쟁'이라는 코너로 연재했던 내용을 기초로 하고"(p11)고 있기 때문이리라. 글쓴이는 정미진. "역사논술강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서술수준에다, 어려운 단어 옆에는 간략한 설명이 딸려있기도 하고, 좀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경우엔 각주를 덧붙이고 있다. 거기에다 본문설명과 관련된 각종 지도와 사진 역시 큼직하게 들어가 있어 막힘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 되겠다.

 

   책에는 페르시아 전쟁으로부터 제2차세계대전까지의 굵직굵직한 전쟁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전쟁의 경과를 큰 줄기로 해서, 관련 일화와 인물들에 대한 설명까지 비교적 자세하게 실려있어 역사공부에 꽤나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전쟁을 보면 역사의 많은 부분이 보인다. 초한지나 삼국지 등의 소설을 통해서도 이미 유명한 중국의 진한성립기와 삼국전쟁을 통해서는 걸출한 영웅들의 면모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고,  미국독립전쟁을 통해 그즈음의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프-프전쟁, 아편전쟁, 청일전쟁을 통해서는 근대 제국주의의 충돌양상을 살펴볼 수도 있었다. 책말미에는 "연대로 보는 간략한 전쟁사"가 실려있어 본문에서 다룬 이야기들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다 문득 "인류사에 전쟁이 없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해보게 된다. 인류의 과학이 지금만큼 발달했을까. 우리가 외워야 할 전쟁 영웅의 숫자가 줄어들겠지. 블록버스터 영화란 게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았을테다. 역사책은 훨씬더 가벼워질테고, 인류역사의 훈훈한 이야기들로만 가득 채워져있지 않을까...

   

    인류역사상 손에 꼽히는 전쟁이야기를 쉽게 읽으면서도 역사 공부를 하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다만 세계사를 "유럽사"와 "중국사"라는 두 갈래로만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유럽이나 중국에서 말고도 "세계의 역사를 뒤바꿔놓"았던 전쟁들이 있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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