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 검은 관능의 시선 마로니에북스 Art Book 9
파올라 라펠리 지음, 박미훈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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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야"를 만나다.

그림, 아니 예술 전반에 대한 배경지식이 일천한 터라 좀 더 많이 보고, 좀 더 많이 알아둬야겠다는 생각, 자주 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너무 자주 인용되곤 해서 식상하게도 느껴지는 그 말은, 적어도 내겐 진리다!  미술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잘 보이지 않고, 음악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잘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나마 최근들어서는 예술관련 서적을 접하면서 무식함이나 면해보고자 노력은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읽은 몇몇 권의 예술관련 책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책이다. 문화, 예술과 관련된 책을 많이 펴내는 출판사인 모양이다.

 

   이번에 내가 책을 통해 만난 화가는 "고야"다.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오는 ArtBook시리즈의 11번째 책을 통해서다.

고야.. 이 책은 고야의 삶과 그의 생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들, 그리고 그의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140여쪽, 많지 않은 분량이라 부담감 없이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화가의 이름은 몰랐어도 그림 "1808년 5월 3일"(물론 이 작품의 정확한 이름을 확인하게 된 것은 이 책을 통해서이다.)은 역사 책 따위에서 자주 접했던 그림이다. 총을 겨누고 있는 군대와 흰 상의를 입은, 선해 보이는 한 남자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와 같은 포즈로 손을 들고 있는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잔인하고 기괴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아있던 "사투르누스" 역시 고야의 작품이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하게 되었다. "옷을 입은 마하"와 "나체의 마하" 같은 그림들 역시 자주 봐왔던 그림인데 고야의 작품인지는 몰랐다. 그런 그가 나폴레옹과 동시대를 살았고, 네 명의 어린 자식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다는 것도, 그리고 오랜 세월을 귀가 먼 채로 살았다는 사실도 몰랐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이다. 고야라는 사람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둥글둥글한 얼굴선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그렇지만 쏘아보는 눈빛은 무척 날카로운 사람이라는 것도 이 책에 실린 여러 장의 자화상을 보면서 새겨둔 인상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즐거움을 느꼈을까...?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즐거움과 만족감은 아주 단순한 것이다. "이 그림은 OO가 그린 XX라는 작품이다."고 말할 수 있는, 화가가 한 명 더 생겼다는 것. 그 화가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는 걸 대강이나마 설명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멋진 그림들로 눈은 즐거웠고,   "내게는 스승이 셋이 있다. 렘브란트와 벨라스케스, 그리고 자연이다."(p114)라고 말했던  한 사람의 화가의 생에 대해 알아간다는 생각으로 뿌듯함까지 느꼈던 책읽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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