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신화 - 그림에 깃든 신화의 꿈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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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같은 신화].

   그래.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을 때면 그림에 대해 알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아니 서양의 명화라고 하는 그림을 볼 때면,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을 때가 더 많았던 것도 같다. 성경과 그리스로마신화는 서양문화를 이해하는 기본틀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서양인들의 오래된 가치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성경과 그리스로마신화에 녹아있을 뿐더러 각종 예술 작품들을 통해 재해석되는 걸 본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리스로마 신화는 재미가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이해하기 힘든 관계의 설정이나 인물 혹은 사건사이의 관계가 실타래 같이 엉켜있다는 인상을 자주 받았다. 어떤 이야기의 원인이 다른 이야기의 결과가 되기도 하고 다른 버전에서는 그 반대의 관계가 성립하기도 하는... 그래서 헷갈리고 섞여서, 읽고 나면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당신도 알다시피 신화에는 절대적이고 분명한 사실보다 이것저것 다양한 가설이 많아요.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신화의 본질로 다가가게 하는, 그 안에 담긴 비밀을 풀 수 있게 하는 열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나는 가끔 해요."(p144) 그리스로마신화와 관련해서는 몇 권의 책을 읽었기에, 상식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또 몰랐던 많은 이야기들 신화 속의 인물(신들이니까 신물이라고 해야하나...?)들을 발견하고서 "아하.. 그렇구나.."를 연발해야 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책이다. 신화와 그림이 그림처럼 어우러진...책에는 사랑, 욕망, 슬픔, 외로움이라는 네 개의 큰 주제 아래 16개의 신화가 실려 있다. 그 네 개의 주제는 그러나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글쓴이는 더러는 일기처럼, 편지처럼, 혹은 혼잣말처럼 그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글쓴이가 보는 신화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같은 신화를 두고도 보는 방향에 따라서 얼마나 다른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는가를 생각했다. 그간 내가 보아온 몇몇권의 신화는 글쓴이가 대부분 남자였다. 하지만 이 책의 글쓴이는 여자다. 그래서인지 남자들이 들려주는 신화와는 또다른 말랑말랑하고 감성적인 면이 많이 느껴졌다.  

    너무나 인간적이라 오히려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그리스로마신화, 그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 같은 그림들 덕분에 눈이 즐거웠던 책.. [그림 같은 신화].

 

    "나쁜 시작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삶의 희망이다."(p181). 그것이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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