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이 인격이다 -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 예절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말이 인격이다! 제목이 이보다 적절할 수 없다!!
"말 한마디에 당신의 인격이 드러난다!". 사실 그렇다. 말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 법이고,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인간 관계에서의 말 한마디의 중요성! 새삼스레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요즘 우리 어떤가? 우리 말을, 아니 "우리" 것을 떠나서 "말"을 얼마나 제대로 구사하고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tv를 켜면 (스스로가 얼마나 "제대로 된" 언어을 구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 나조차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막말들이 오가는 모습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엔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어는 물론이고, 인터넷의 익명성을 무기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방이 난무한다. 젊은 세대인 내가 보기에도 반성할 꺼리가 아주 많은 요즘 사람들의 언어 구사에 대해 50대의 국문학과 교수님은 얼마나 할 말씀이 더 많으셨을까?!
사실 서평이라고 끄적거리기 겁이 나는 책이 바로 이 책 [말이 인격이다]이다. 바쁘실테니 나의 이런 허접한 글을 보실 시간까지야 없으시겠지만, 만약 이 책을 쓰신 분이 나의 글을 본다면 "이 건 이래서 잘 못 됐고, 저 건 저래서 잘 못 됐다."고 하나하나 지적하실 것 같은 생각에, 잡문이나마 감히 글이라고 끄적거리기 두렵고 조심스럽다.
이 책의 글쓴이는 국문학과 교수님.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지만 잘못 쓰이고 있는 "우리말 예절"에 관한 것, 2부에서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3부에는 1,2부와는 달리 말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방법을 담고 있는 "승진하려면 꼭 알아두어야 할 상황표현"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1,2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 표현에 대해서는 나 역시 잘못 사용하고 있던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 말이니깐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던 건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94쪽에서 설명하고 있는 "아주머니"라는 말의 용법은 다소 낯설기까지 했다. 101쪽에서 소개하고 "장본인"과 "주인공"의 구분도 덕분에 제대로 알게 된 단어이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잘못 사용되고 있는 말, 바로잡아야 할 말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소중한 우리 말을 제대로 쓰고, 제대로 말하려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또 하나는 "언어는 변한다"는 것.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말들은 없어지기도 하고, 원래의 뜻과는 다른 뜻을 지닌 말로 변하기도 하고, 다른 뜻이 덧붙여지기도 한다는 것.. 하지만 글쓴이는 무분별하게 "변화"하고 있는 말의 쓰임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점은 글쓴이의 견해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너무 원리원칙적인 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격을 드러내는 "말"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 책. 잘못 쓰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잘못된 말의 쓰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개에게 물린 사람은 반나절 만에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고, 뱀에게 물린 사람은 삼 일 만에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사람의 말에 물린 사람은 아직도 입원 중이라는 표현이 너무나 절실하게 들린다."(p245) 말! 제대로 알고 제대로 쓰자. 적어도 내 말 때문에 입원하는 사람이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