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
이길상 지음 / 푸른숲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 - 남의 눈에 비친, 나만 몰랐던 내 모습 바로보기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떨까 참 궁금하다. 거울이 비춰주는 내 모습은, 내 눈을 통해 보는 거니까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남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지만, 그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 오래된 유행가 가사마냥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너는 내게 묻지만 대답하기는 힘"든, 뭐 그런거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떤지는, 아직까지는 솔직히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 잘 모르겠는데,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이 책[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를 통해서 살펴보면 될 것 같다. 재미있는 책 한 권을 읽었다.

 

    "우리는 외국 교과서 하면 우선 '왜곡'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p15) 맞다. 중국 역사교과서,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뉴스에 오르내리면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에 "저 녀석들 또 뭔 헛소리를 지껄인 거야?!"하는 반발심부터  장착해두고 고까운 시선으로 쳐다보게 되는 건 그간의 학습효과 때문일테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교과서를 연구한 글쓴이는 "그러나 교과서에서 우리의 역사나 현재 모습을 왜곡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나라는 일본뿐일 것이다. 대개의 경우 '오류'라고 해야 한다."(p15)라며, 감정적인 차원으로 덤벼들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살펴보자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글쓴이는 "최근 몇년간 세계 20여 개국을 방문하여 해외 한국학을 지원하고 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서술을 개선하는 활동을"(책 앞날개)을 해 오신 교수님. 이 책에서는 다른 나라 교과서에 우리 나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실려있는지 살펴보고, 잘못된 서술에 대해서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그간 어떤 노력을 해왔으며, 그 성과 등에 대해 "수필 같은 필치"(p11)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일본의 교과서 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그간 관심 밖에 있었던 여러 나라의 교과서에 등장하는 우리 나라의 모습을 분석하고 있다. 글쓴이의 말대로 우리의 역사나 현재 모습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나라는 드물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먼 기록들도 많았다. 강!대!국! 일본의 오래된 식민사관에 영향을 받아 이미 폐기처분된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의 모습이 기재된 교과서들도 의외르 많았다. 사실과 너무 달라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서술도 여럿 있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광고판들에는 레이더 설비가 감춰져 있으며, 서울에는 포탄 공격에 대비해~"(p130) / 캐나다 교과서

   "돈 보스코 출판사에서 2007년에 펴낸 중학교 3학년용 [역사와 지리]에는 한국이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지역으로 표시"(p305) / 파라과이 교과서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태국의 중고등학교용 지리부도에 제주도가 일본 땅으로 표기된 일이었다."(p401)

   "일본에 합병된 한국은 2차 대전 동안 일본과 기타 추축국들의 편에 서서 연합국에 대항했다."(p128) / 캐나다교과서

 

  서로에 대한 무관심과 교류의 부족으로 이런 엄청난 "오류"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글쓴이는 한국학에 대한 투자 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과의 역사 교과서 문제에서 우리 국민이나 언론은 지나치게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정부를 압박하는 경향이 있다."(p156) 그런 국민 중의 하나인 나 역시 그래야 되는 줄 알았고, 그 방법 밖엔 해결의 방법이 없는 줄 알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이 바꼈다.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우리가 잘 몰랐던 우리의 모습이 어떤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재미있었노라고 말하고 덮어버리기보다는, 여러 나라의 교과서에 실린 수많은 오류들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우리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참 많음을 생각케 한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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