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태종 읽는 CEO - 마음을 얻는 경청의 지혜 읽는CEO 인물평전편 1
차오시 지음, 황보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선거철이면 정치인들과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물음은, 요즘 혹은 평소 어떤 책을 즐겨읽느냐라는 것. 그런 전형적인 질문을 예상이나 했다는 듯이 정치인들의 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모범답안 중의 하나는 "정관정요"였던 것 같다. 정관정요에 대체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길래 정치인들이 정관정요를 자신이 이뤄야 할 치세의 모범답안으로 여기는 건지 궁금했었다. "정관의 치"라는 태평성대를 이룬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우리 역사에선 고구려의 안시성主(양만춘이라고 후대에 기록된)에게 화살을 맞아 애꾸눈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로 더 유명한 바로 그 사람, 당 태종에 대해서도 무척 궁금했었다.

 

    내가 읽은 책은 [당태종 읽는 CEO].  제목만 보고 이 책이 어떤 종류의 책일까 싶어서 고민을 했었다.  역사서는 좋아하지만 소위 말하는 "자기계발서"류의 책은 즐겨읽지 않는 나로썬 책 제목에 씌인 "CEO"란 단어 때문에 적잖이 망설였었다. 당 태종이 이러했으니, '당신도 이렇게 해라!'는 식의 처세술을 알려주는 책이라면 거부감이 일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인터넷 서점을 몇 군데 둘러보아도 대부분 자기계발서로 이 책을 분류해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역사서로 분류하는 게 더 맞을 듯하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목적에 따라 자기계발서로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글쓴이 차오시曺羲는 "섬서사범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책 앞날개)은 사학 전공자이며, 책의 어조 또한 자기계발서류의 직접적인 충고보다는 "당 태종은 이랬다."는 정도의, "사실"을 전달하려는 어조가 강해 독자인 내가 보기엔 역사서에 가깝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책은 크게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세민이 수 말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그의 아버지 이연과 함께 태원에서 거병하던 때로부터 현무문 정변을 통해 제위에 오른 그의 치세, 그리고 그의 사후 아들 고종의 치세에 대한 이야기까지가 큰 줄거리이다. 1장과 2장에서는 태원 거병으로부터 현무문 정변 이전까지의 이세민의 군사적인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3장에서는 현무문 정변의 전말을, 4장에서는 현무문 정변에 대한 평가와 영향이 주 내용이다. 5장부터는 제위에 오른 당 태종 이세민의 치세와 그의 치세가 "정관의 치"라는 태평성대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이유를 그의 인재관과 시대를 앞서간 책임감 있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현무문의 정변을 통해 친형제를 살해하고, 권력을 차지한 당 태종의 모습은, 우리 역사 속 정치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조선의 태종, 그리고 현대의 어느 대통령. "적지 않은 역사학자들이 이세민이 '정관의 치'를 이룩해 치세의 상징적 인물이 됨으로 인해 현무문의 변에서 범한 반인륜적 결함은 용서할수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p122) 그렇다. 이 대목은 비단 중국의 역사학자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말일테다. 권력을 잡는 방법은 잘못 됐지만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어쨌든 잘 한 일."이고 말하기엔 뭔가 찝찝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이세민이 순리를 따르지 않고 대권을 차지한 뒤 치세를 이룩한 것이 필연적인 결과는 아니라는 사실은 수 양제 양광의 예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p126)고 지적하고 있는데 그 부분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치세가 칭찬받을 만한 이유는, 정권 장악 후에 보인 그의 인간됨과 지도자로서의 책임감, 적재적소에 배치한 인재들과 함께 이룩한 "정관의 치"라는 태성성대 때문이라고, 나 또한 "결과중시의 사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p122)이고 말게 된다. 그의 치세는 훌륭했다. "태종이 가장 자랑할 만한 정관시대의 치적은 중국 역사상 부정부패가 최저 수준이었다는 사실이었다. 황제의 솔선수범과 관리들이 독직과 부정을 저지르지 않으면서 직분에 충실한 결과였다."(p308)  다행이다. 당이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전의 전제국가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당 태종이란 인물은 지금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꺼리와 교훈을 주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권력의 쟁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 태종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 [정관정요]를 읽는다면 더 바랄나위 없겠다. 정치인들이여 새겨 들으라. 당태종의 이 말을...    

 

      "배는 군주고 물은 백성이다. 물은 배를 띄우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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