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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습격 - 영화, 역사를 말하다
김용성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를 통한 역사보기...?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수업시간에, 특히 사회시간이나 국사, 세계사 시간에 선생님들께서 종종 영화이야기를 하시던 기억이 났다. 어느 영화를 보면 그 시대의 상황이 잘 보인다고.. 그 땐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어 챙겨보지 못했던 영화들을 나중에서야 보곤 했다. 영화에 대해서도, 역사에 대해서도 별반 지식이 없어, 영화 속의 역사적 * 사회적 상황들은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더러는 그 "배경"에 대해서 제대로 알면 "영화"에 대해서도 이해가 더 잘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역으로 영화의 제작의도나 배경에 대해서 안다면 영화 속의 역사,문화적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솔직히 영화에 대한 책은 내겐 이 책이 처음이다. 책으론 한번도 접해본 적 없는 영화이야기라 잘 모르지만 무척 흥미있는 주제겠구나 싶어서 펼쳐든 책. 재미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들은, 내가 못 본 영화가 더 많고, 그렇기 때문인지 내가 모르는 다른 문화권의 역사적 * 사회적 * 문화적 배경을 다루는 이야기가 더 많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내겐 더 유익한 책이었다. "나는 이 책에서 콜럼버스 이후 서양 제국주의의 침탈사를 거시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가 서양의 식민지 또는 반식민지로 전락하는 과정은 어떠했으며 그것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을까?"(p21)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영화들은 글쓴이의 말대로 "사극이라고 분류될 만한 영화는 드물"(p21)지만, 그 배경을 이루고 있는 역사라는 커다란 밑그림을 알고 보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훨씬 클 만한 영화들인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쓴이가 영화의 "고전"처럼 소개하고 있는 영화 중에서 내가 본 영화들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지만...(이건, 글쓴이가 매우 유명한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음에도, 영화에 문외한인 내 탓이다.)
이 책은 네 장으로 나뉘어진다. "격동의 동아시아", "혼혈의 땅,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쟁탈전", "아프리카의 꿈". 네 개의 장 모두 의미있는 이야기들이었지만 내겐 특히나 낯선 곳,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다루고 있는 2장과 4장을 흥미롭게 읽었다. 글쓴이는 영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그 배경의 역사, 문화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과의 어쩔 수 없는 관계에 기인한 탓인지, 콜럼버스 항해의 결과물을 "신"대륙의 "발견"으로 배워왔던 내겐 "발견당한 원주민"들의 시각을 경험할 기회가 적었다. 아프리카 역시 마찬가지. 흑인에게도 백인에게도 중립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것 같은 "황인종"인 나는 백인들만큼이나 흑인에 대한 편견을 가져왔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세상을 보는 조금은 다른 각도를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