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 - 파리를 홀린 20가지 연애 스캔들
김영섭 지음 / 레드박스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리. 치명적인 사랑을 만나다.

파리에 가 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각종 매체들을 통해 끊임없이 들어왔기 때문일까 그리 낯설지 않은 도시가 파리다. 주워들은 얄팍한 이야기들 뿐이라 흔히들 말하는, 에펠탑, 패션, 열정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그 도시. 파리에 대한 책을 한 권 읽었다. 이번엔 사랑으로 버무린 파리 이야기다. 글쓴이는 유명 드라마 pd라는데, tv드라마를 시간맞춰 챙겨보기를 게을리하는 편이라 그가 연출한 tv드라마를 거의 보지 못했으므로 내겐 별로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의 책을 읽고 있자니, 그가 새롭게 각색한 파리를 배경으로 한 치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의 감성으로 연출된 드라마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이 책에는 앞서도 말했지만, 파리를 배경으로 한 20가지의 사랑이야기가 실려있다. 엘로이즈와 아벨라르의 중세적 사랑이야기로부터 (영국의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와 도디의 사랑이야기까지 실존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도 있고, 영화와 뮤지컬, 소설 속의 사랑이야기도 있다. 시대를 달리하는 그들의 이야기지만, 그 사랑이야기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파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 그리고 끝내는 안타까움으로 끝나버린 이야기들이라는 것.

 

     아름다움과 안타까움. 안타까움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아름다워 보이는 걸까... 치열한 생을 살다 갔으며, 치열한 사랑을 했던 사람들.. "신화에 의하면 본래 남녀는 하나였으나 둘로 나뉘어졌다고 했다. 지구상 어딘가에 숨어 있는 자신의 반쪽을 찾아 둘이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인간은 완성된 존재가 되는 것이다."(p107). 글쓴이의 뛰어난 각색 덕분인지, 혹은 진정 그들의 사랑이 그런 모습이었는지 참 궁금하지만 자신의 진정한 반쪽을 찾은 것처럼 그렇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부러웠다. 설렜다.  다이애나의 반쪽은 도디였을까....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그 반쪽을 만나 진정 행복했던가...? 나의 짧은 인생경험으론 아직까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서로를 구속하지 않으려했던 자유로웠던 그 관계는 진정 사랑이었을까... 프랑스혁명 뒤에 마리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사랑이야기 감춰져 있었다는 걸 지금껏 몰랐었다. 이브 몽땅이란 이름은 들어봤었지만 그의 연인이자 스승이었던 에디트 피아프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역시나 빅토르 위고와 피카소는 알았지만 연인이었던 드루에와 올리비에의 이야기 역시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 로댕의 뒤에 클로델이 있었다는 것도..

  

     위대한 명성과 업적으로 연결되는 인물들의 이름이 아니라,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괜히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들이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었던 그 공간 파리도 한결 인간적이고 가깝게 느껴진다. 사랑을 하려거든, 아니 사랑을 하게 됐다면 파리로 가야 할꺼나.... 위험하도록 아름다워보이는 그 사랑은 파리였기에 가능했을까 혹은 파리가 그들을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