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100배 유식해 보이는 영어 단어
잉글리쉬 클럽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일주일에 한번 영어를 쓰는 외국인을 볼 일이 있다. 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그냥 아주 간단한 인사만 하고 말지만, 어쩌다 한번씩 "어쩔 수 없이" 대화를 해야 할 사건(?)들이 있다. 그럴 때면 내 짧은 영어 실력이 폭로되는 것 같아 되도록이면 그 외국인과의 대화를 피하고 싶다. 사실, 영어를 쓰는 외국인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해 보기 전엔.. 그런 상황이 되면 그래도 어느 정도의 영어가 내 입에서 튀어나와주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왠 걸.. 그의 말을 대충 알아 듣기는 하겠는데 당췌 말이 나오질 않는 거다. 머리속에선 영어단어가 동동 떠다니는데, 제대로 된 문장은 내뱉지를 못한다.  그렇게 그와의 답답한 대화(?)가 대충 마무리되고 나면 뒤돌아서서 혼자 중얼거린다. "아. 이런 말을 했어야 했어!" 라는 후회. 그리고 "다음 주에 그를 만나면 내가 먼저 말을 걸어볼테야~!"하는 각오. 하지만 늘 똑같다. 바~보!

 

    나로 말하자면 "알아두면 100배"까지는 아니더라도 면무식이나마 할 수 있는 그런 기본 영어 실력이 필요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이 책에서 뭔가 건질 수 있을까 싶어서 펼쳐든 책이다. "알아두면 100배 유식해 보이는 영어단어". 이 책을 펼쳐들기 전엔 나의 답답한 상황을 깨뜨려줄 "영어"책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 책은 "영어"책이라기보다는 "영어에 관한" 책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영어단어와 관련된 어원이나 유래, 관용구의 의미, 그리고 비영어권인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영어관련 표현 등에 관한 토막상식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원저자 "잉글리시 클럽"에 대해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긴 하나 "옮긴이"의 약력을 통해 보건데 일본인들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나라가 외래어, 외국어의 쓰임과 관련해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온 터라 그런지, 일본에서 잘못 사용하기 시작한 영어단어를 우리 역시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모습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9장 네이티브에게는 통하지 않는 영어"에서 소개하고 있는 "와이셔츠" "원피스" "핸들" "백미러" "프라이드 포테이토" 등에 관한 설명을 보고 있자니 말이다.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영어"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물론 '잡학'이라고는 해도 영어실력 향상에는 큰 몫을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저자서문)이라는 말마따나 책을 읽으며, 내가 몰랐던 영어단어, 그리고 영어생활권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언어는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 생활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문법이나 언어공부의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 이 책처럼 작은 배경지식을 알아두는 것 또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주엔 그 외국인을 만나면 이 책에 나오는 영어표현을 이용해 먼저 말을 걸어볼까나...? "학교에서는 절대로 가르쳐주지 않는 영어에 대한 재미있는 잡담!!"이라는 소개문구가 딱 맞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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