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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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보다 인터넷을 덜 애용(?)하는 것도 아니건만 "하악하악"이란 말이 뭔 말인지 잘 몰랐다. 책을 덮고나서는 새삼스레 궁금해서  검색"질"을 해 본다. "하악하악" 엔터 탁!  지금은 이 책 "하악하악"의 유명세 덕분인지 책에 대한 정보가 주로 뜨지만, 그 외에도 인터넷용어 "하악하악"이란 낱말에 대한 정보가 여럿 나타난다. 포털사이트에 마련된 오픈국어사전엔 '하악하악"을 "보통 그다지 무의미하게 말하게 되나, 게임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흐름이 전개될 때 사용된다."("보통 그다지"라는 말은 잘 이해가 안 된다만은...)고 설명되어 있기도 하고, 덧붙여 다른 의미까지 여럿 추가하고 있다.  더러는 "성인인증"을 해야만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그런 정보들도 있어 "대략난감!"

 

    이. 외. 수.. 잘 몰랐다. 얄팍한 독서력에 그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지만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접한 그의 이미지는 뭐랄까. 뭔가 괴팍한 예술가의 그것. 그냥 그런 사람도 있나보다 하고 말아버렸었는데.. 그에 대해 좀더 알게 된 건 얼마전 우연히 본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전혀 "괴팍"스럽지 않은, 나이 지긋한 예술가의 소탈한 인생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그의 외모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내가 처음으로 접한 그의 책이 바로 이 책 [하악하악]이다.

 

    책이 참 예쁘다.  다섯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260개의 글쓴이의 짤막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이야기들의 성격을 뭐라고 칭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충고? 조언? 농담? 시? 삶에 대한 단상? 일기? 수필?  뭐 하여간 그런 온갖 장르를 두루 섭렵하는 짧은 글들이라고 이야기해둬야겠다. 그리고 그 글만큼이나 여백이 많은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여백은 단순한 여백이 아니다. 글 위로는 "사라져가는 한국의 동식물들을 세밀화로 되살려내는 일을 소명으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화가" 정태련이 그린 한국의 민물고기들이 그려져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글들은 물고기들이 노니는 깨끗한 강이 오랜시간 품고 있던 바닥의 돌 같다.....!  재미있게 읽히지만,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들을 생각하게 되는 묵직한 이야기들.. 공감가는 이야기가 참 많았다.  앞이 아니라 뒤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도 여럿 있었다. 세태를 풍자한 이야기도 여럿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인터넷 신조어를 젊은이들만큼 잘 구사할 줄 아는(?) 말이 통하는 어른을 만난 듯한 기분에 그의 이야기를 맞짱구치며 반갑게 읽었다. 남의 인생을 "털썩!"하게 만드는 "캐안습"인 인간들에게 그는 "즐!"이라고 일갈한다.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읽은건지 잘 모르겠다. 나의 어줍잖은 이 글을 글쓴이가 보게 된다면 아마도  "즐!" "건성으로 읽지 말고 음미해서 읽으라. 분석 따윈 집어치우고 감상에 열중하라."!(p133)고 야단치실 것 같은데, 나름대론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그런 말 들으면 "대략난감"에다 "조낸 외롭지 말입니다."(p96).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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