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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종교
역사연구모임 엮음 / 삼양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종교.
개인적으론 특정종교에 깊이 발을 들여놓아본 적이 없고, 사회적으로는 다행히도 종교 때문에 큰 말썽이 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다. 아. 아니구나. 얼마전 한 고위공무원의 종교편향 발언으로 한동안 종교가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기는 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종교 때문에 피 보는 일(?)까지는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종교에 대해 큰 관심도 없었고 관심없다는 핑계로 잘 모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역사공부를 하다보면, 그 중에서도 서양의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종교에 대해서 좀 알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들의 역사는 종교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 무척 많았기에..
이 책은...? 그렇다. 나 같이 종교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사람에게, 종교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그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는 책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서 질리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뻔히 아는(?이건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다.) 이야기를 둘러대는 것도 아니고.. 그래,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아두면 괜찮겠다 싶은 범위까지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잘 설명해주고 있는 점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사실 종교에 큰 관심이 없어도 종교에 대해서는 일상 생활 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워들을 일이 많지만 내가 "주워들어 알고 있는 어설픈 지식" 사이에는 빈틈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빈틈이 다소 메워진 듯 하다. 이슬람원리주의(p114)나 라마교(p123)와 같이 용어만 듣고 대충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정확한 뜻을 알게 된 것, 그리고 비둘기와 올리브가 평화를 상징하게 된 유래(p197)와 같이 일상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내린 종교적 상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아, 그렇구나.."하는 앎의 즐거움이 있어 참 좋았다.
불교, 이슬람, 기독교. 특정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련 지도가 여럿 실려 있는 점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됐다. 낯선 지명을 일일이 지도책을 펴지 않고도 책에서 확인해가며 읽을 수 있어서 책 읽기가 수월했기에. 이 책이 종교에 대해 아주 깊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 머리속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던 종교상식들을 하나의 실로 꿰어서 정리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고마웠다.
하지만 책에 대해 두어가지 아쉬웠던 점도 있다.
하나는 원글을 쓴 "역사연구모임"이란 단체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다는 점. 옮긴이의 간단한 약력을 통해 보건대, 그 역사연구모임이란 단체는 아마도 일본의 역사연구단체인 모양이다. 내용에 대한 신뢰는 우선 글쓴 사람에 대한 신뢰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옮긴이에 대한 설명은 있는데 원글을 쓴 단체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는 점이 못마땅했다. 또 내용 중에는 "우리나라" 역사상의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도 여러 부분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글에도 실린 내용인지, 옮긴이의 덧붙임인지가 구분되지 않고 실려 있는 점이 애매모호하달까...?
두번째는 간간이 보이는 잘못된 글자들. 책앞날개에 실린 옮긴이의 약력을 살피다가 "고나광산업"이 대체 무슨 산업일까 한참 고민했다.(관광산업이겠지....?), 본문 중에도 더러 보이는 약간의 誤字까지 신경을 써서 교정했더라면 더 괜찮은 책이 될 텐데 하는 아쉬움.
그런 아쉬움만 보완된다면 내 부족한 상식을 채워주기엔 꽤 괜찮았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