듕귁과 오렌지 : 고운기의 유유자적 역사 산책
고운기 지음 / 샘터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새삼  책에 대한 나의 평가가 지극히 편파적이고 극단적이기까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성에 덜 차는 책은, 그 한 권의 책이 내 손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움을 거쳤는가는 무시해버리고, "이것도 책이라고 만들었소?"하는 무례한 표현을 직격탄으로 날리기도 하고, 또 이 책 [듕귁과 오뤤지]처럼 내 입맛에 맞다 싶으면 "이런 책 또 만들어주세요~" 라고 저자에게 메일이라도 보내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나를 보자면 말이다. 그래도 내 식대로 말하련다.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이므로.

 

    이 책, 내겐 썩 괜찮은 책이었다. 재미와 지식을 함께 주는 책이랄까..?  글쓴이와의 대화가 유쾌한데다가 그가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들이 귀담아둘만한 것들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여기서 내가 쓰는 역사 이야기는 무슨 거창한 역사의식을 담은 본격적인 논문이 아니다.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을 재현하려고 그 현장으로 달려가, 마치 중계방송 하듯 가볍게 쓴 것이다.  한 장면 한 장면 재미있게 읽으며, 역사 속의 지혜를 빌려 본다거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참고할 거리들로 채워져 있다."(p5)는 글쓴이의 말마따나 이 책이 주는 재미는 경박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곱씹으며 고민해야할만큼 무겁지도 않았다. 

 

    월간[샘터]에 실었던 글들을 묶은 이 책에는, 역사 속 사건과 인물들의 짤막한 이야기와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혹은 거꾸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비슷한 맥락의 역사적 사건들을 회상하기도 한다.  한번도 직접 뵌 적이 없는 글쓴이에 대한 내 느낌은 이렇다. 아는 것 많고, 그렇다고 그 앎을 가지고 가르치려들지 않지만 듣다보면 자연스레 "아~!"하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낼 줄 아는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 같은 느낌?!

 

    [삼국유사]에 관한 연구로 학위를 받으신 듯, 일연과 삼국유사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번 등장하지만 남북국시대로부터 고려, 조선,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사건,인물들과 그걸 바라보는 글쓴이의 견해가 함께 실려있다.  내 짧은 소견으론 미쳐 보지 못했던 사건의 이면을 지식인의 눈을 통해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역사 속 인물`사건을 통해 한번 더 생각할꺼리를 던져 준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인 듯 하다.

    "역사는 정녕 역사가의 책상에서만 놀 일이 아니다."(p5) 그래. 이렇게 무겁지 않고 재미있는 역사이야기가, 알아듣기 힘든 두꺼운 책들에 실린 이야기들보다 훨씬 더 삶의 "참고자료"(p5) 되는 거다!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