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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로드 - 라이더를 유혹하는 북미 대륙과 하와이 7,000km
차백성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자전거와 여행의 결합, 매력적이다.
남의 여행기 읽는 것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읽어볼수록 매력적인 책이 여행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직접 나의 두 눈으로 보고, 나의 두 발로 디뎌보는 것만은 못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 힘들다는 핑계는 여행기로 스스로를 만족시키고 위로시키곤 한다. 자, 이번에 내가 펼쳐든 책은 [아메리카 로드]다. 얼마전에 읽은 미국에 관한 책 탓인지, "아메리카"라는 단어가 내 눈에 유난히 크게 들어와 선택한 책이었다. 여행자의 눈을 통해 본 미국의 모습은 어떠할지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독특한 여행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매번 느꼈던 것이지만, 여행기를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여행에 대해 한 권의 책으로 펴내도 좋다고 자부할만큼의 독특한 자신감과 만족감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자전거로 미국을 여행한 이야기라... 미 서부해안 3천 킬로미터의 대장정, 그리고 하와이를 자전거로 내달리다니...! 미국보다 훨씬 좁은 우리 나라를 자전거로 누벼보겠다는 생각조차 감히 못 해 본 나에게 글쓴이의 무모해(?) 보이는 미국 여행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설레는 경험이었다. 더군다나 글쓴이의 나이(연세)가 환갑을 바라보고 있다니(51년생이시란다~!) 그 도전정신과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정말 부럽기 짝이 없다.
여행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일까. 그가 여행길에서 만난 여행자들의 이야기는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낯섬과 두려움을 사그러들게 했다. 현지 동포들과의 따뜻한 만남 역시 그렇게 푸근해보일 수 없다. 책을 통해 내가 궁금해했던 미국에 관한 이야기, 미국 서부 개척시기의 인디언과 관련한 이야기도 적당히 섞여 상식을 보충하는 재미도 준다. 하와이에서는 우리 이민 1세대에 관한 이야기가 가슴 한 켠을 아프게도 하지만. 글쓴이의 연륜과 멋진 사진과 자전거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 맛있는 비빔밥처럼 감칠맛 도는 여행기였다. "자전거여행가"이며, "자전거 전문지 [자전거생활]에 5년간 여행기를 연재했"(책 앞날개)던 기고가이기 때문인지, 책 말미에는 자전거 여행을 위한 꼼꼼한 준비사항까지 부록으로 실려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자전거 여행에 관심이 부쩍 간다. 굳이 자전거 여행이 아니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바람도 간절해진다. 늘 그렇지만.. 떠날 수 있고, 떠났고, 이렇게 글로 남길 수 있는 그들. 부럽다. "연륜과 독서, 풍부한 경험으로 다져진 내공이 느껴진다."는 추천의 말마따나 독특하면서도 그 독특함이 불편하지는 않았던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