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면? 없다면! 생각이 자라는 나무 12
꿈꾸는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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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다. 덥다. 햇볕 아래 세워둔 차에 올라타면 찜질방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다.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겨울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불쑥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 뜨거운 태양열을 이용해 차를 달리게 할 수는 없을까 하고.(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상을 해 보았겠지...?) 마침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여름엔 태양열을 이용해 달리고 겨울엔 한파를 이용해 달리는 자동차. 더위에 지치다못해 툭 튀어나온 내 상상력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이 책 [있다면? 없다면!]을 잡았다.

 

   샛노란 표지가 유쾌발랄하다. 수학공식만큼이나 다양한 공식과 나랑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운 용어들 때문에 지레 겁을 먹었던 과학.  사실 과학책이래서 어렵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읽어보니 기우였다. 정말 맛깔스럽고 재미있게 읽히는 과학책이었다. 뭐 초등학생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과학의 대중적 글쓰기에 뜻이 있는 대학생을 모집한다."는 정재승 선생님의 글을 보고 찾아온"(p278) 이공계학생들로 구성된 "꿈꾸는 과학"이라는 모임에서 토론된 여러 아이디어에 대한 과학적인 고찰 모음집이라고 해야할까나..?  다소 엉뚱하다싶은 주제들에 대해 여러가지 상상을 하고 그에 대해 과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본 바를 정리해주고 있다. "만약 하늘에서 주스 비가 내린다면? "  "만약 캥거루를 집에서 키울 수 있다면? " "만약 사람의 혀가 두 배로 길어진다면?" "만약 배낭 로켓을 메고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등의 주제에 대해 마음껏 상상해보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경우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아울러 살펴보고 있다.  책에서 살펴본 주제들을 머리속으로 그려보고 있자니 너무 재미있었다. 어떻게 이런 상상들을 했을까?! 하는 감탄과 함께 말이다.

 

   책에서 다룬 주제들을 내마음대로 나누어보니 크게 두 부류가 된다. "실제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혹은 "상상만으로 족하다".  배낭로켓을 메고 하늘을 날 수 있다거나 꿈을 찍는 캠코더, 입에서 불을 뿜는 개 등은 물론 단점이 크기도 했지만 전자였다.  단점만 잘 보완한다면 너무나 재미있는 세상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건 내가 아직 철이 없어서일까? ^^ 사람에게 사슴 같은 뿔이 있다거나 입이 배꼽 옆으로 이사를 간다거나 손가락이 사라진다는 둥의 주제는 후자였다. 상상의 결론이 득보다 실이 많은 것 같아, 현재 우리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감사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 살펴본 대부분의 주제는 "상상으로 그쳐서 참 다행이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늘 툴툴거리며 불만투성이였던 현재의 내 모습과 현재 우리의 생활 모습에 대해 새삼스레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어떻게 이런 재미난 상상을 했나 싶기도 하고, 문체 또한 유쾌발랄해 혼자 웃어대기도 했다. 이 책 분명 과학서적으로 분류될 법한데, 억지 웃음을 유발시키는 유머모음집보다 훨씬 유쾌하게 웃으며 읽을 수 있었다. 책의 (공동?)저자 정재승 교수가 프롤로그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훌륭한 과학자의 조건은 '비판적 사고'와 '과학적 상상력'"이라는 말은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나처럼 "'수학'이나 '암기'"(p6)를 잘 못해서 과학자가 될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해버리는 청소년들이 없도록 이런 재미난 과학책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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