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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는 해적의 역사 ㅣ 단숨에 읽는 시리즈
한잉신.뤼팡 지음, 김정자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모든 유행에 한박자도 아니고 두박자쯤 느린 나는 사람들이 오래전에 보고 괜찮았다고 말하는 영화나 책들을 나중에서야 발견해내고는 혼자서 흥분하곤 한다. [캐러비안의 해적] 역시 그랬다. 캐러비안의 해적이란 영화를 몰랐음은 물론이고 그 유명하다는 조니뎁조차 몰랐던 나. 얼마전에야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접하고, 모험 영화에 그리고 조니뎁의 연기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책으로 만나는 해적 이야기다. 이번엔 결코 남들보다 느리지 않게 만난 책이다. 6월 20일에 초판 발행된 책이니 아직 한달이 채 안된 따끈따끈한 신간 [단숨에 읽는 해적의 역사]다. 해적도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내겐 "역사"가 항상 궁금하다.
이 책은 주로 서양의 대항해시대로부터 1900년대 이전의 해적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국과 아시아의 해적, 그리고 고대와 최근의 해적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만 주가 되는 것은 서양 근대의 해적들. 풍부한 그림 자료 덕분에 책 제목처럼 "단숨에 읽"기 좋은 책이긴 했지만 부족한 집중력 탓인지 책을 읽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 책읽기가 지체된 것은 "역사"와 떼놓고 말할 수 없는 "지리"에 약한 탓도 있을 테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지명이 낯설어 초반엔 지도책과 아울러 책을 봐야했는데, 게으름의 발동으로 대충 읽고만 탓에 오히려 책읽기에 시간이 많이 걸려버렸다. 나 같이 게으르고 배경지식 없는 독자를 위해, 책에서 언급되는 지명(해안, 섬, 만 등)과 관련된 지도도 중간중간에 실려있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이 되었을 텐데, 그림자료에 비해 지도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은 듯하다. 그 점 많이 아쉽다.
책에 등장하는 해적들은 일괄적으로 설명해내기 힘든 독특한 개성들이 있다. 정규교육이라곤 접해보지 못한 무식꾼부터 의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해적행위를 책으로 써낸 해적들도 있었고, 한번도 상상해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여자해적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지만,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것처럼, 실수를 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낭만적인 해적은 현실세계에선 존재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거의다가 잔인무도하고, 방탕하며, 타락한 범죄자의 모습들이다. 그리고 또하나. 드레이크경의 예에서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해적행위가 가끔은 해군력으로 전환되기도 하고, 해군의 일부가 해적으로 탈바꿈하기도 하는 모습은 서양 해적의 특수한 모습일까나..
영화나 문학작품을 통해 낭만적이고, 모험이 넘치며,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모습으로 미화된 해적이 아니라, 해적의 실상을 살피기에 괜찮은 책이었다.
*오탈자*
p85 아래에서 4줄 그들의 대오가 -> 그들의 대오"에"
p178 아래에서 3줄 훨씬 큼 -> 훨씬 "큰"
p186 6줄 자금을 지워했고 -> 자금을 지"원"했고
등 몇몇 오탈자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