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의 조선 3 - 르네상스의 조선인
오세영 지음 / 예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3권까지 다 읽었다. 주말을 이용해 비교적 긴 이야기를 읽고 나니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한 느낌이다.

3권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앞부분은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에서 세우려고 하는 "플라톤 아카데미 부설 인쇄소"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 뒷부분은 교황청에서 주관하는 새로운 인쇄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교황청을 둘러싼 암투.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인지,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무수한 암투와 교황청과 성직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음모들...이야기 진행과정에서 약간은 뻔하다 싶은 음모와 방해공작과 우연이 개입되어 3권에선 읽는 재미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사사건건 대립으로 치닫는 푸스트가와의 악연, 그리고 석주원을 도와주기 위해 불쑥불쑥 나타나는 우연과 행운들..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렇듯이 주인공은 die hard? 혹은 행운의 사나이? 일 수 밖엔 없을까...? 사필귀정, 권선징악적인 요소가 다분한 이야기의 흐름에 긴장이 풀려버렸다. 2권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동서양이 결합된 새로운 이야기 진행방식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1권 초반에 나왔던 조선 이야기를 2권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지만, 3권에선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3권에서도 조선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1480년. 초로에 접어든 석주원이 마지막 소원인 귀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찾아왔을 무렵, 멀리 떨어진 조선에서는 세조와 예종을 거쳐 성종의 치세가 이어지고 있었다."(p289) 와 같이 시간배경을 설명해주는 정도의 역할만을 하고 있는 조선이야기에 다소 맥이 풀렸다고나 할까..? 글쓴이가 쓰고자 한 글이 내가 예상 혹은 기대했던 방향과 다르다하여 불만을 늘어놓는다는 게 다소 미안하긴 하다.  [구텐베르크의 조선]이란 제목에서 나는 "조선"에 너무 무게를 뒀나 보다.

 

    석주원이 만난 소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콜롬버스에 관한 부분은 작가의 역사적 지식과 무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장면이긴 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석주원 아저씨 너무 운이 좋은 편 아닌가...? 위기의 상황에서 다 빈치의 천재성을 만나 행운을 잡는. 그리고 석주원 아저씨 너무 바른 생활 사나이다.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고, 자신에게 날아온 눈 먼 돈을 슬쩍할 생각도  절대로 하지 않으며, 불쌍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게다가 유럽이란 곳에서 적응도 너무 잘 하는.. 그의 완벽함이 내겐 다소 식상하게 다가와버렸다. 아쉽게도...

  이 책은 제목이 되는 "구텐베르크"나 "조선"에 대한 비중은보다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석주원(하긴, 그가 "조선"인가...?)의 유럽 활약기이다. 작가의 무한상상력엔 정말 감탄스럽다. 그 상상력이 공상이 아닌 이유는 작가의 역사적 지식이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고 나니 오세영이란 작가가 궁금해진다. 그럼 [베니스의 개성상인]에 도전해볼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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