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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곤충이야기 ㅣ 풀과바람 지식나무 9
김남길 지음, 최달수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엔 읽을 책이 참 많구나. 새삼스런 생각이다. 이 책은 아직 글은 잘 못 읽지만 책 보기를 좋아하는 조카랑 함께 보고 싶어서 펴든 책이다. 하지만 내가 더 재미있게 봤다.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곤충이야기인데, 어른인 나도 모르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실려 있어서 책을 통해 알게 된 게 적지 않다. 최근들어서야 어린이용 서적을 종종 읽곤 하지만, 어린이책이라고 쉽겠거니, 뻔한 내용이겠거니 하고 달려들었다간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걸 오히려 더 많이 느끼곤 한다.
곤충이라..? 예전에 배운 게 기억이 나긴 한다. 곤충의 몸은 머리가슴배의 세 부분으로 구분이 된다는 것. 다리는 세쌍. 두 쌍의 날개. 내가 아는 곤충은 나비, 파리, 모기, 잠자리, 개미, 메뚜기. 이 정도가 전부. 그리고 대충은 "벌레"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녀석들. 뭐 그 정도의 배경지식(? ^^;)을 갖고 책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왠걸.. 첫 장부터 내가 모르는 단어가 등장했다. 곤충의 시조격이라 할 수 있을 녀석의 이름이 "모뉴라"라는 것. 다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난생 처음 보는 단어였다는 무식하고 용감한 고백을 해 본다. 모뉴라가 서서히 진화하여 "날개가 달린 잠자리, 하루살이, 바퀴벌레 등으로 모습을 바꾸었"(p8)다는군. 그렇구나. 그리고 별로 반갑지 않은 녀석 바퀴벌레는 "살아있는 화석"(p9)이라 불릴 만큼 오랜동안 그 생김새와 유전자를 간직해왔다고..?
이 책은 곤충의 탄생으로부터 수명, 자손, 곤충채집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곤충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귀뚜라미와 매미의 귀는 사람처럼 머리에 있지 않고, 뒷다리와 가슴 쪽에 붙어 있"(p44)다는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 그리고 분명 예전에 배웠던 것도 같은데, 기억에 가물가물한 개미와 진딧물이가 공생관계. 서로서로 돕는 관계라는 것만 기계적으로 외워서 알았기에 기억이 가물거렸지만, "개미는 이 단물(진딧물이 꽁지로 내보내는 단물 - 서평자 붙임)을 공짜로 얻어먹기 위해 진딧물을 지켜줍니다. 진딧물의 천적인 무당벌레가 다가오면 우르르 달려가서 쫓아 버리지요."(p85)라고, 진딧물과 개미가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받는 줄 알게 됐으니 앞으로 잊어버릴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린이용 책이라 그런지 큼지막하게 들어간 삽화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재미있고,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삽화에다 작은 글씨로 곤충의 이름을 같이 표시해주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것. 곤충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어서겠지만, 몇몇 유명한(?) 녀석들 빼곤 이름을 잘 모르겠다. 그 점이 약간 아쉽다.
우연한 기회에 최근에 초등학교 6학년 월간 문제집을 본 적이 있다. 거기에 보니, 내용정리편으로 동물의 분류에 대해 나오던데 "환형동물, 절지동물, 연체동물, 극피동물, 강장동물, 편형동물"등 어려운 용어가 잔뜩 나열되고 있더라. 한자어라 그 내용이 짐작조차 안 되는 단어들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이었고, 내게도 어렵게 느껴졌다. 이런 책을 통해 재미있고, 쉽게 다가선다면 과학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이 조금은 덜어질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주변의 아이들에게 권해 주고 싶었다. 다섯살배기 조카 역시, 내용을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책에 실린 삽화가 흥미로운지 그림책 넘기듯이 이것저것 살펴보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활자만 나열된 참고서를 싫어하는 초등학생들 혹은 어린이들이 재미있는 그림책 읽듯이 읽으면 재미와 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어서 더 좋은 학습서가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어린이용 책 관심있게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