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달인 - 적의 마음도 사로잡은 25인의 설득 기술!
한창욱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마다 책 읽는 방식이 다를 것이다. 좋아하는 분야도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읽어온 책도 다를테고. 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책을 통해 재미를 얻으려는 것보다 뭔가를 알게 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뭐 새삼스러운 깨달음은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설득의 달인"이라.. 이 책은 소위 말하는 자기계발서로 분류될 수 있겠구나.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야다. "이렇게 하면 잘 될꺼다. 그러니깐 이렇게 해라."는 식의 가르치려드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 역시 내게 뭔가를 가르치려 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책, 내겐 꽤 괜찮은 책이었다. 왜 괜찮은 책이었다고 분류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저 단순히 "이렇게 해라. 그러면 설득의 달인이 될 것이다."의 막무가내 "설 득"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역사 속 인물의 설득의 기술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몇 개월 전에 읽은(아니, 두껍다는 핑계로 아직도 읽고 있는) 로버트 그린의 [전쟁의 기술]을 처음 대했을 때 놀라웠다. "이래라, 저래라"식의 훈계를 좋아하지 않는터라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책들은 아예 독서목록에서 배제하곤 했는데, 역사 속의 유명인사들, 유명한 전쟁 이야기를 소개하고 그 속에서 상대를 이기는 방법을 찾아서 설명하고 있어 "앎의 욕구"를 채워주는 자기계발서라는 새로운 분야를 처음으르 만났기 때문에. 이 책 [설득의 달인] 역시 나는 1석 2조의 자기계발서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명의 흑인 복서였던 캐시어스 클레이는 "경기를 앞두고는 몇 라운드에서 상대를 KO시키겠노라고 예고하여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몇 차례 들어맞기도 해서 유명세는 더해졌다."(p25) 그렇게 허풍(?)을 떨어댐으로써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킴은 물론이고,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시켰던 것이다. 이후 그는 무하마드 알리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한다. 무하마드 알리의 이야기를 통해 글쓴이는 말한다. "설득의 달인이 되기 위해선 알리처럼 스스로를 설득할 줄 알아야 한다."(p30)라고. 알리의 이야기 없이 글쓴이가 저런 말부터 던졌다면 나는 그의 말에 "설득"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글쓴이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은 왜 명연설로 분류되는가? 글쓴이는 "대중은 일관성을 지닌 사람에게 쉽게 설득당한다. 훌륭한 연설을 하려면 행동과 말이 일치해야 한다."(p238)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 워낙 명연설로 알려져 있어 나 역시 영어 원문으로 듣기 연습을 해서 귀에 익숙하던 연설이다. 하지만 왜 명연설인가에 대해서까진 생각해보지 못했다. 글쓴이의 지적이 맞는 것 같다. 흑백차별 철폐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했던 그의 삶,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후광효과, 그의 극적인 죽음이 어우러져, 연설 당시에도 물론 명연설이었지만, 지금 들어도 백번 공감이 되는 연설인 것 같다.

  무하마드 알리와 킹 목사에 관한 이야기 외에도 마더 테레사, 넬슨 만델라, 여불위, 비틀스, 곽가, 서희, 링컨 등 글쓴이는 다양한 인물의 설득력을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다. 잘 몰랐던 유명인사의 면모를 알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설득의 지침서 같은 역할을 해 줄 괜찮은 책이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사도라 던컨이 저명인사들과 끊임없이 "염분을 뿌리고 다녔다."(p73)거나, "이순신이 옥에 갇히기 전해인 1956년에"(p179)라는 등 책에 보이는 몇몇 오자가 글쓴이의 실수는 아니겠지만, 그가 말하는 "설득"의 신뢰성을 조금 떨어뜨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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