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세종대왕실록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4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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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세종대왕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지난 해부터 무슨 붐이라도 되는 마냥 세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 대선 때문인가.. tv에선 사극이 범람했고, 서점가엔 리더쉽에 관한 이야기가 넘쳐났던 것 같다. 그런 바람이 내게까지 불었음인지 지난 6개월 사이에 읽은 세종에 관한 책이 이 책까지 세 권. 어느 책이 더 좋았다고 서열을 매기기엔 내 역량이 부족하고, 각각의 책이 가지는 장단점이 있어보인다. 세종이 왕위에 오르게 된 과정이 한편의 드라마 같고, 그가 이룬 업적은 아무리 칭송해도 모자랄 것 같아서인지 세종대왕에 관한 책은 "이미 알고 있는 그것"이라도, 별 지루함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책마다 세종을 보는 관점이나, 저자가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다른 듯 하지만 워낙 매력적인 인물이니깐, 어느 쪽으로 뜯어보아도 단점 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이 보이는 인물 세종을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을 내가 앞서 읽었던 두 권의 세종대왕에 관한 책과 비교해본다는 양적인 면에선 1위다.  이 책에 내 나름의 제목을 다시 붙여보자면 [all about 세종]이랄까..? 세종대왕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앞서의 두 책에 비해 어린 시절의 이야기나 재위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비교적 소략한 편. 그의 치세에 있었던 사건들과 세종의 주변 인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이 책의 중점을 이룬다. 책의 구성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 조선왕조의 주춧돌을 마련한 세종의 삶과 정치] / [2부 세종실록 요략] / [3부 황금시대를 일군 세종의 인재들] (머리말에서 글쓴이가 밝힌 것처럼 책의 일부분은 이미 [세종대왕과 그의 인재들]이란 제목으로 먼저 출판이 된 부분이라 그런지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약간의 중복이 있었던 점은 약간 아쉬웠다. )

   1부 1장 왕자충녕에서는 어쩔 수 없는 대립구도. "바른 생활 사나이" 충녕과 엽색행각에 말썽을 일삼는 세자 양녕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양녕은 충녕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었다. 양녕은 자유주의자이자 쾌락주의자인 반면, 충녕은 원론주의자이자 도덕주의자였다."(p34) 양녕이 세자로 있던 때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늘 생각하지만 한 부모 아래 태어난 둘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다.

  이 책이 다른 세종 관련책들과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이자 장점은 [2부 세종실록 요략]이 아닌가 싶다. 세종의 즉위년에서부터 세종32년 세종이 사망할 때까지의 실록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을 간추려서 실고 있는 점 말이다. 2부는 당시의 사회상과 세종의 구체적인 행적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실록에서 발췌한 부분과 글쓴이의 의견이 구분되지 않고 뒤섞여 있는 점이 아쉬웠다. 실록에 실려 있는 부분과 글쓴이의 설명`의견이 구분되어 실려 있었더라면 좀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앞서 읽었던 두 권의 책에서도 그랬지만, 세종에 관한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은 역시나 세종 시대의 인재들에 관한 이야기. 이책에서도 세종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물들에 대해서 상당한 분량의 지면을 통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세종의 치세가 훌륭했던 것은 세종 혼자만의 노력의 결과는 아니었을테다. 그의 시대가 아직까지도 칭송받을 수 있는 이유는 세종 개인의 훌륭함 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여 잘 활용했던 그의 인재를 보는 눈 덕분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서는 부차적인 존재로서의 세종의 인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당한 면모를 지닌 한 사람으로써의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은 세종 시대 조각맞추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황희 정승.  태종과 황희, 세종의 돈독한 관계를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모든 이에게 너그러웠던 황희의 인간적인 면모, 비록 뇌물 청탁 등 추한(?) 면모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너무 보기 좋았다.

 맹사성의 소탈한 성격과 청백리로서의 모습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너무나 흐뭇한.. 요즘에도 이런 정치인이 있을까..? 그의 "공당문답"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하늘이 낸 문재(文才)라는 변계량의 개인적인 면모는 요즘 같은 시대라면 인터넷 가쉽란을 장식하기에 충분했을 것 같다. 그들 이외에도 국방, 학문, 과학 등의 분야로 세분하여 다루어지는 세종 시대의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통해 개개인의 정치적인 면모 뿐만 아니라 가정사와 각종 일화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훌륭한"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인물 세종.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이 그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세종시대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일까.. 그를 다룬 책에까지 우호적이 되고 만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세종에 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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