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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이가 함께읽는 논리력.표현력 동화집 ㅣ 포롱포롱 그림동화 3
스테파니 테송 지음 / 세발자전거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아기자기한 구성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알찬 동화집이다. 그림책의 장점은 글자를 아는 아이들은 스스로 읽고, 그림과 글을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 글자를 모르는 아이라도,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상상해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이 동화집은 그림만큼이나 글자도 많이 들어가 있다. 다섯살짜리 내 조카는 글자보다는 그림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이 책은 잘 활용하면 글자를 익히기 전의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읽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화집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모두 다섯편.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나면, [동시]와 [수수께끼], [엄마랑 아빠랑 만들기], [생각을 키워요!], [3분 논술 따라잡기]가 이어진다. 다섯편의 글을 쓴 사람과 그림을 그린 사람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인지 한편에 묶여있는 동화집치고는 각 이야기마다 다른 책을 보는 듯 전혀 다른 분위기의 그림이 독특했다.
[애벌레 전성기!]에서는 나비가 되기 싫어하는 애벌레 카미유의 이야기와 밤하늘의 별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그림책을 넘기던 내 조카. "꽃이 왜 울어?"하며 심각한 표정이 되어 묻는다. 그 그림이 인상 깊었나 보다. "글쎄, 왜 울까..?" 하고 다시 물었더니 "무거워서 울어."라고 말한다. 꽃잎에 날아든 나비와 잎사귀에 얹힌(실은 잎을 갉아먹고 있는..) 애벌레가 꽃에 "올라가서" 무거워 보였나 보다. 나는 "당연히" 벌레가 잎을 갉아먹어서 그런 거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생각을 키워요!]에선 마침 그 그림을 두고 어떤 상황인지 이야기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아마도 "만들기"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야기와 관련된 주제를 갖고 엄마랑 아빠랑 만들기를 해 보는 시간. 책 뒤쪽엔 본이 실려있어 따라그려서 만들기 좋게 되어 있다. 귀찮다는 핑계로 눈으로만 훑어보고 치웠는데, 아이랑 함께 만들어보면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가장 영리한 생쥐]에서는 쥐의 천적이라 할 고양이와 뱀을 한꺼번에 처치한 영리한 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동화책에서 많이 보아왔던 것이기도 하지만, 고양이를 삼킨 뱀의 그림을 보고는 뱀이 뚱뚱해 졌다며 깔깔 웃는 녀석을 보니 아이에겐 관심이 가는 이야기인가 보다. [대벌레가 된 잎사귀]는 그림이 너무 독특했다. 그림책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약간 거친 느낌의 그림이랄까...? 색깔도 다소 묵직해 보이는 것들이 많이 그림톤이 약간 어두워보였다. 가을과 관련된 이야기라 그런가 보다 했지만, 그림색이 다소 무거워 아직 어린 조카는 이 이야기엔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 역시 어린아이들은 밝은 색상의 그림을 더 좋아하는 모양이다. [수다쟁이 기린 자라파]에서는 끊임없이 잘난 척하는 기린 자라파에 대한 이야기다. 기린 뿐만 아니라 낙타, 돼지, 팽귄, 사자, 코끼리, 원숭이, 뱀 등 책에 나오는 다양한 동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내거나, 이야기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 권으로 모여진 이야기지만, 다섯편의 이야기가 각각 그림이나 내용의 분위기가 달라서 다섯권의 그림책을 본 듯한 기분이 든다. 책의 제목처럼 "아빠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해보고, 같이 만들어 보고,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부모와의 친화력은 물론이고 논리력과 표현력까지 아울러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