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안젤레스 에리엔 지음, 김승환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책 띠지에서 묻고 있다. "당신은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왔는가?"라고.. 아니. 길지 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다고, 더군다나 요즘엔 모든 게 후회된다고 대답했다. 후회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있을까? 언젠가 이 다음에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이 없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잘 살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후회없는 인생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이 책에서는 삶의 후반부를 준비하기 위한 여덟 개의 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의 삶 어디부터가 후반부인지 아는 사람은 없을 게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었기에 "아직 난 젊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다."고 막연히 생각해 왔던 것 같은데, 이 책을 잡고선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껏 살아온 시간만큼만 혹은 그보다 더 적은 시간만이 남아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급해지기도 한다. 책의 구성은 8개의 각각의 문이 던지는 과제와 그 문을 통과하면서 이겨내야 할 도전, 도전후의 선물, 그리고 반추와 실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안젤레스 에리엔이 문화인류학자이자 교육자라 그런지 기독교와 불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에 대한 성찰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아프리카의 원주민들에게서 발견하는 삶의 지혜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늙는다는 것, 나이든다는 것, 그리고 죽는다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머리말에 나오는 글쓴이의 말마따나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축복일 수도 저주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열심히 살아온 젊은 날. 그리고 안정된 노후라면, 젊은 시절 그저 사는 데 급급해서 누려보지 못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면 그건 축복일테지만, 버림 받고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힘든 노후라면, 그건 저주일 수도 있겠단 생각. 그렇기에 "지금"의 삶도 중요하지만 노후의 삶을 하나하나 준비해나가는 일도 참 중요하리라. 아름답게 나이 들 준비를 미리미리 해나가야 하는 거겠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이미 노년에 접어든 연세 지긋하신 분들에게도, 혹은 나처럼 "아직은 젊다"는 생각에 노년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읽어볼 만한 책이 될 것 같다.

   책에 인용된 이 말이 참 좋았다.

 "라코타족의 전설에 의하면 어떤 일이든 시작의 과정에는 거짓말에 능한 요술쟁이 이크투미가 나타나서 참된 본성을 찾는 일을 방해하고 뜻 깊고 숭고한 만족을 얻지 못하도록 여덟 가지 거짓말로 우리를 유혹한다고 합니다. 그 여덟 가지 유혹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자였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 유명해졌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 좋은 배우자만 찾을 수 있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 더 많은 친구만 있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 더 매력적이기만 했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 몸에 단점이 없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 가까운 사람이 죽지만 않았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곳이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p202)

   사실 내가 "당신은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왔는가?"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대답을 던졌던 이유도 위에 나열된 여덟가지의 "유혹" 때문이었던 듯하다. 그렇구나. 행복은 무엇과의 비교가 아니라 나 스스로의 만족을 찾아나가는 과정이구나.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지만, 그랬기에 읽은 모든 걸 소화해내진 못하겠다. 다음번에 읽을 땐 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나 역시 아름답게 나이 들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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