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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서혜정.송정희 지음 / 페이퍼타이거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낭독에 관한 기억은 초등학교 때가 유일한 것 같다.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교과서가 끝나면 담임선생님께서
국어책을 다시 처음부터 읽기를 권하셨는데
혼자서 읽으면 딴짓을 하니 앞줄부터 차례차례 일어서서
국어책을 반아이들이 돌아가며 읽기를 시키셨다.
정해진 페이지만큼 읽는 것이 아니라 발음이 꼬이거나 버벅거리면
바로 다음사람이 이어서 읽는 방법이라 재미도 있었고
놀이같이 느껴져 깔깔거리며 지루한줄 모르며
반 친구들과 소란스러운 국어책 읽기를 했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때는 동시 대회도 있고, 책을 돌아가며 읽는 시간도 있어
제법 낭독을 했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낭독에 대한 기억도
시도조차도 없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된 지금은 책을 꾸준히 의식적으로 읽으려 노력하지만
대부분 필요한 책들을 읽거나 공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나를 위해 낭독하는 것을 상상해 본적 조차 없는 것 같다.
책에서는 스스로를 위해 낭독을 하며 느끼게 된 것들과
낭독을 하면 좋을 문구들을 가볍게 묶어 놓았는데
낭독을 하며 좋은점에 대한 많은 이야기 중 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니면 나의 낭독이 내면을 윙윙 울려내어 안 좋은 생각들을
밖으로 몰아낸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여겨질만큼 충분히 낭독을 하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낭독에 관한 좋은점들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있음에도
눈으로 글씨를 읽고만 있었는데 저 문구를 보자마자
소리내어 글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호흡이 가빠서 놀라고, 생각보다 끝까지 제대로 읽지 않고
흐지부지하는 내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저자의 말대로
책을 눈으로 읽을 때와는 다르게 다른 생각도 들지않고
온전히 내 목소리와 책의 내용을 이해하며 목소리의 톤과 감정을 달리 하려다 보니
온전히 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무척이나 생소하지만 좋은 기분이 드는 경험이었다.
최근 어떤 글에서 나쁜일을 잊고 싶다면 그것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 들여다 보기보다는
좋은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고 경험하며 흘러넘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글을 봤는데
어쩌면 낭독이라는 행위자체가 나에게는 그런 자정 작용을 해 줄 수있는
방법이 되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책을 소리내어 읽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마음이 혼란스럽고 무거운 날은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감정을 실어 조금은 덤덤히 읽어 내려가며
낭독의 묘미를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