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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시민 - Law Abiding Citiz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2월 첫영화는
서울극장에서 하는 시사회로 열었다
신문에서 영화평을 본 듯한데
거기서는 마초 얘기만 잔뜩 했었다.
뭐, 멜 깁슨이나 이런 배우들을 말하며 옛날에는 나쁜남자가 정말 나쁜, 여자에게 불안감만 주는 바람같은 존재였다면 이 영화에서는 가족을 지키는 나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영화를 보니, 그건 좀 아니다
영화는 그보다는 '정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요즘 희랍 비극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영화에서 말하는 정의가 누구의 정의인지 궁금해졌다. 비극에 등장하는 신들은 자비롭지 않다. 신들의 정의는 인간에겐 가혹한 것이니까.
영화 속에서도 아버지(아, 이름을 여러번 말하는데 까먹었다..;;)의 정의는 타인에겐 가혹함일 뿐이다. 처음에는 정말 그냥 순수한 복수극이라 생각했는데, 영화는 점점 복수극의 상황을 넘어서버린다.
친구는 어느 순간 아버지도 그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즐기지 않고서야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다.
아, 여기서 잠깐 간략한 영화 내용을 말하자면
발명가인 아버지의 집에 어느날 괴한이 들이닥쳐 아내와 딸아이를 죽인다. 그것을 꽁꽁 묶인채 모두 볼 수 밖에 없던 아버지는 혼자 살아남고, 괴한은 붙잡혀 재판을 받지만. 검사가 자신의 유죄판결 실적을 앞세우며 살인자와 협상을 하고 결국 한 명만 사형이고 한 명은 5년형으로 끝낸다. 그 판결을 받을 수 없는 아버지는 10년간 숨어 복수를 결심하고, 10년후 복수를 시작한다.
요 뒤부터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이라 영화 볼 사람은 보지 말길...
그런데 그 복수는 단순히 괴한을 죽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당시 판사도 죽이고, 검찰측 팀원들도 죽이고, 서장도 죽이고, 시장도 죽이려든다. 검사와 두뇌싸움을 벌이는 아버지는 온 힘을 다해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려 달려든다.
두뇌싸움을 벌이는 아버지와 검사는 좀 극단적 인물들이다.
아버지는 극단적인 복수와 배신에 자기도취되었고
검사는 변변찮은 학력에 대한 보상심으로 유죄판결율에 집착한다. 그리고 검사는 좀 어긋나게도 절대적으로 법을 신뢰하고 지켜야한다고 믿는다.
아버지는 마치 검사에게 너도 딸이 있으면서 그런 협상 따위를 할 거냐, 라는 뜻을 이해시키기 위해 그 큰 일들을 벌인 듯 하지만
글쎄...
미국에는 시나리오 집단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있겠지?
음, 어떤 정해진 기본 구성에 각 인물들에게 영화적 상황을 입혀서 만든 거 같은데...좀...
마치, 7번 스토리에 19-1번 상황을 맞춰봐. 그리고 결말은 201번이 낫겠군. 이렇게 만들어진 느낌?
특히 그냥 발명가였던 아버지가 10년 동안 완젼 천재 테러리스트가 되어서 돌아오는 건 진짜 쫌...
그래도 '300'의 왕이었던 그 배우...(이름을 몰라)는 참 멋있다
영화와 관계없이 인상적인 장면
마지막에 독방의 비밀문을 들키고, 자기가 시청에 설치한 폭탄이 침대 아래로 옮겨지고, 그것이 터지며 불길이 위로 치솟아오르는 장면. 역시, 왕역을 했던 배우여서 그런지 등 뒤로 불길이 화아악 치솟아 오르는데...뭔가 '숭고함' 같은 걸 표현하려 한 듯.
영화와는 좀 맞지 않는 어색한 장면이지만
장면 자체로는 참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