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는 일
전성태 지음 / 창비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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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담이라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입담이 쎈 사람들은 뻥튀기 장수처럼 과장하고 부풀리고 자기 맘대로 만들어 버리니까 

그래서 소설에서도 입담이 느껴지는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라? 이건 좀 다르네 

친구가 하도 좋다고 해서 봤는데 정말 좋았다 

이리저리 이야기를 굴리는 맛은 결과 과장되거나 부풀지 않고, 오히려 담백하고 직선적이다 

 

역시 글이 짧은 나는;;; 소설의 한 부분을 인용해야겠다 

 

"선생, 해학은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다?" 

어느덧 나는 그를 선생으로 부르며 제법 진지해져 있었다. 

"글쎼올시다, 캄캄한 삶을 밞아야겠지요. 그러면 말이 자연히 따르지 않겠소? 요새 사람들, 캄캄한 이야기를 싫어할 것 같지만 실상은 없어서 못 듣는 것이리다." 

"그럼 흔한 말로 진창에서 구르며 겪어봐야 한단 말입니까?" 

"나는 그 말을 안 믿소. 자기연민은 공연히 억지가 되기 십상이지. 그저 남 이야기나 재미나게 듣는 수밖에. 절실하면 남 얘기가 내 얘기가 되는 것 아니겠소?" 

-'존재의 숲'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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