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 개정증보판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2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10월

얼마 전부터 첫째의 꿈은 역사학자가 되었다. 여러 자료를 통해 얻어낸 (내겐 너무나 어려운) 한국사 지식을 마구 늘어놓는 걸 보면 한국사를 진짜 좋아하는 것 같긴 하다. 고구려나 발해의 유적과 유물은 다른 나라를 가야하니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백제나 신라 유적과 유물을 보고 싶어하는데 그 중 경주를 특히 가고 싶어한다. 천년 신라답게 볼 거리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아. 이 말 이제 지겹다.ㅠㅠ) 경주에 가보기로 하고 대신 내가 먼저 경주를 좀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상이 고고학 나혼자 경주 여행>을 읽어보았다.

뭔가 초반부터 강한 충격을 받았다. 책을 읽은 게 아니라 VR 체험을 하는 것 같았다. 사진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이런 느낌이 든 까닭은 작가님의 재주 덕분이다. 장소에 따라 옆에서 계속 설명해주시는 작가님과 함께 버스나 택시를 타고 경주 여행을 한 기분이랄까. 유적과 유물에 관련된 유명한 역사 이야기에서부터 그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읽고 있으니 역사학자 친구가 날 위해 경주 관광을 시켜주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실제 유적과 유물이 내 눈 앞에 있는 것 같고, 이동하면서 탄 택시 밖으로 경주의 풍경들이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실감나는 여행기이다.

게다가 작가님 특유 문장 구사력이 일품이다. '모습이었다.', '전해지지 않는다.' 등의 기행문 문장들 속에 '넘었네.', '오는군.', '말이지.'라는 문장들이 갑툭튀하여 웃음을 자아낸다. 평소 근엄한 선생님의 시험 문제 지문 중 "이건 못참지 ㄹㅇㅋㅋ."라는 지문을 보는 기분이다.

신라 역사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는데다가 작가님의 유머까지 곁들여져 쉬우면서도 즐겁게 경주 역사 여행을 할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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