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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현우.이현준 편역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언젠가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얼마전 내가 희망하는 인문고전 50선에 첫번째로 이름 올려놓았던 책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제국의 16대 황제이다.
이 명상록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원래 노예였던 스토아의 철인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명심해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로마에 있을 때나 게르만족을 치기 위해 진영에 나가 있을 때 스스로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내용을 꾸준히 기록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변하지 않는 인생의 본질을 들려주는 책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공감을 이끌어 내고 우리는 그런 저작들을 '고전'이라고 칭한다고.
그런 불멸의 고전이자 굳건한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주는 [명상록]을 이번에 기존의 작품에서 테마를 조금 더 간결하게 줄이고 다듬어 재정리해놓았다고 하여 더욱 기대가 되었다.
십수 년 전의 일이다.
같은 병동에서 근무하던 선배가 이 책에 대한 얘기를 하며 너무 좋다고 너도 꼭 읽어보라며 강력 추천을 했다.
교대근무에 찌들리는 삶을 살며 마음속엔 울분도 쌓이고 스트레스에 지쳐가던 그때의 나에게는 안타깝게도 크게 와닿지 않은 추천이었다.
책 읽을 마음의 여유조차 없던 그때의 시간들이 여전히 한 켠에는 아프게 남아있는 터라 이 책의 제목만 봐도 그때의 마음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 하다.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려줄 수 있고 마음을 내려놓거나 비울 수 있다고 말하던 선배의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바랐던 점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생각들이 많아지고 고민 또한 깊어져 가 스스로를 편안하게 내려놓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조금의 위로와 안정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요즈음 내가 주로 찾아 읽는 책들은 쉼표, 그저 마음의 휴식, 위로가 되는 짧은 한마디여도 좋을 그런 책들이다.
그런 책들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사람에게서 위로 받을 생각이나 그런 기대는 하지 않고 책에서 그저 위로를 찾아 헤매는 중이다.
혼자 있기 싫어졌던 순간들에 그럴때 마다 사람으로 견뎌내고 위로받으려 하면 할수록 더 처절하게 혼자가 되는 것 같아서...
혼자 견뎌내기로 마음 먹었고 혼자 버티는 중이다.
이런 나에게 이 짧은 한 장짜리 위로들이 한 권의 책으로 담겨서 나를 버티게 해준다.
견딜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신은 인간에게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을 주지는 않으신다고.
그런데 실제 그런지 안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 한 문장에 사람들은 알게모르게 버틸 힘을 얻는 것 같았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주시니 이 또한 잘~ 지나가리라 믿고 버티고 또 버텨내는 모습들이 실제는 견딜 수 있는 무게를 초과하고 이미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닐지라도
우리는 이 또한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이라 받아들이며 살아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러니, 말 한마디가 주는 힘은 얼마나 크고 대단한 것인지... 또 한 번 깨닫는다.
매일의 일상이 어제도 있어왔고 오늘도 있는 중이며, 내일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새삼 특별하지도 소중한지 조차도 모를 때가 대부분이다.
가끔 하루의 끝에서 그 하루를 돌아보고 잠시 묵상 하며 내안에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오늘 이 하루가 마지막날인것처럼 살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내일이 올 것에 대한 소중함으로 연결지어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 짧고 덤덤한 문장들 몇 개가 내 마음속에서 파도처럼 일렁거린다.
... 사는 날 동안에는 흔들림 없이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마라
화를 내는 것은 연극배우에게나 어울리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평온과 위안을 찾지 마라.
우리는 반드시 스스로 일어서야지, 다른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나도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평온과 위안을 찾아 헤맸고 기대고 싶었다.
혼자는 버틸 자신이 없었고 부축을 받아서 일어서고 싶었는데...
내 스스로 해내지 못한 시련 극복들은 결국 다시 같은 상황에서 무너지고 말더라는.
그래서 책에 기댔고, 내 마음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더 철저히 혼자가 되자.
혼자여도 괜찮다.
시간이 좀 걸려도 반드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두꺼운 책을 읽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책 한 권을 볼 때에도 두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앉아서 몇 시간을 책만 읽는 데에 집중하기에 조금씩 어려움을 느끼게 되어서인지 두께가 얇은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가방속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차 안에서, 잠깐의 기다림이나 휴식동안에 짧은 한 두 페이지만 읽어도 행복할 수 있는^^
이 명상록도 그런 두께여서 한 장씩 끊어서 잠깐의 짬을 내어 읽어보기에 참 좋은 것 같다.
본의아니게 집콕 생활을 하는 중인데, 부모님을 만나는 날에 이 책을 가져다 드리려 한다.
시공을 추월하여 모두에게 사랑받는 고전중 하나인 명상록.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한 번은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은 책이다.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삶에 대한 통찰을 가질 시간을 당신에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