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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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했던 지난 겨울과 너무도 대비될 만큼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더 춥고 매몰차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며칠간, 공부가 잘 안될 때 마다, 가뿐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갓 내린 커피 한 모금을 들이키며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보기 시작했답니다.

작가의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영화 감독이었던 그녀의 첫 장편으로 만나는 이번 작품은 같은 여자로서 기대감도 가져보게 해 주었어요.

여기, 세 여자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여자로의 삶이 이따금 던져주는 질문들에 가볍고 시원하게 답변해내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보니, 같은 여자로서 이 세 여인들의 각자의 삶이 마치 나와 살이 맞닿아있는 듯한 찌릿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어요.

그녀들은 각자 그들의 삶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시련을 겪으며 어떤 시선으로 견뎌낼까..


언뜻 보면, 지구상의 서로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며 고통에 직면한 채, 맞서 싸울 용기가 필요한 세 명의 여인들의 삶이 교차로 얽힌듯 얽히지 않은 듯한 전개로 담담하게 전개되는 듯 합니다.

그러나,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깊고 잔인한 삶을 마주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가슴이 아플 정도입니다.

제각기 너무도 다른 환경과 위치에서 출발선조차 같지 않고, 어느것 하나 닮은 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각각의 모습이지만, 그 뿌리와 깊은 내면은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갖게 된 생각들 중 가장 인상적인 한 가지는, 나도 이대로 주저 앉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었지요.

나보다 더 절망선에서 그 절망과 맞서려고 다시 일어서는 그녀들의 모습은, 비록 그 희망과 노력이 성공이든, 또다른 희망이든, 아니면 더 깊은 절망을 가져다줄지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삶에 대한 의지를 일깨워주고 책을 읽는 내게도 그 의지를 북돋워주는 것 같았습니다.


언제부턴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이 참 어색하고 겸연쩍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심으로 건네는 말 한마디임에도, 그 의도가 왜곡되어버리고, 순수하지 못한 위로로 치부되어 버리기도 하면서, 진심으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전해질까 두려운 생각이 들곤 해서, 따뜻한 말 한마디의 위로도 쉽게 건네지 못하게 되버린 것 같습니다.

지금 너무 힘든 상황에서 주저앉을까 두려운 나의 친구, 그녀에게 이 책을 전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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