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풍경이라는 거짓말
김기연 지음 / 맥스미디어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이 책의 제목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삶은, 어째서...?? 풍경을 담은채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걸까.
그런데 묘하게도... 책을 펼치고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인상적인 구조가 눈에 띄었다.
풍경화를 상징하는 모양의 네모난 액자가 세 개의 큰 제목들 앞에 떡하니 자리 잡고 앉아 있는 폼새이다.

비어 있는 이 액자들 속에 우리가 그릴 삶의 풍경은 거짓 투성이가 아닌 진실 그 자체의 풍경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물 흐르듯 막힘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글을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여운이 짙게 남아 생각의 여지를 쉼없이 남기는 그런 글이 참 좋다.
그래서인지 글의 정형화된 형식 없이 말 그대로 자유자재로 영혼마저 자유로운 듯 쓰여진 방식의 글들에 한 번의 눈길이 더 간다.

여기에다 감성이 배인 사진까지 첨부 해 놓다니...

저자는 여행을 다니며 그때그때마다 느끼는 것들을 사진과 함께 담담한 말투로 풀어내고 있는 것 같다.

이름 모를 고찰과 나무 앞에 서서 저자가 느꼈을 감정과 생각들이 전해져오는 듯 했다.

시간을 거슬러 함께 그곳에 멈춘 듯 각 페이지마다 담겨 있는 것 같아 글을 읽어내리는 느낌이 뭐랄까... 내가 저자를 따라다니며 함께 여행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이것은 익숙한 곳... 몇 번의 여행이 남겨준 선물 같은 추억이 배인 곳들의 이름이나 지명을 발견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를테면, 섬진강을 둘러싼 하동과 광양이라든가, 쌍계리 십리 벚꽃길과 장터, 광양 매화마을 등이 그렇다.

자연과 인간, 생명... 그리고 삶이라는 것을 조명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인문학적인 사색에 잠겨보기도 한다.

낡아빠지고 닳은 목조 건물 구석구석에서, 돌 담위를 악착같이 붙어 살고자 하는 식물에서, 굳게 빗장을 걸어 잠근 고택을 앞에 두고서 소통과 외로움, 삶의 절박함을 찾고 읽어내고 또,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잊고 살다가도 이렇게 가끔 삶의 근본적 이유와 그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산문집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기도 하고 소중함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진과 자유로운 글을 여행을 통해 함께 남기는 것... 평생 동안 꼭 한 번 제대로 해내고 싶은 일 중 하나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꿈에 한 걸음을 더 재촉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