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는 작가 '조앤 그린버그'의 소설로, 미국내에서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의 필독 고전서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자전소설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의 이야기이다. 
책의 첫 표지를 넘기고 본문에 들어가기 바로 전에 본,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칩니다!' 라는 문장 하나가 순간 울컥... 하며 다가왔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이, 본인의 이야기인지, 아님 그러한 딸을 두며 부모로서 겪어야 했던 고통을 담은 것인지, 생각의 여지가 좀 있기는 하다.
작품을 읽으면서 '정신분열병'을 오랜 시간동안 직접 지켜봤던 나의 입장에서는 소설이 다루고 있는 이 병에 대한 증상과 치료과정이 다소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현대 과학과 의학의 접점에서 보는 정신분열병은 분명 그 발병을 일으키는 유전인자가 있다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 같은 충격과 고통을 겪더라도 이를 정상적으로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다양한 종류의 정신병이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현대 의학에서는 발병을 일으키는 유전인자가 더 결정적이라고 보지만 나는 그보다는, 정신력과 의지가 종합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얘기이지만 한 예로, 군대 가서 정신분열병이 발병된 아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엄마들은 군대에 전적인 탓을 돌리지만, 솔직히.. 잠재되어 있을 수 있는 유전인자와 고통스런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는 정신력이 군대 상황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발생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 이 환자들을 보면, 생에 엄청나게 큰 충격이 와서 발병한 경우가 많은데, 그 충격적 상황이라는 게 특별한 이들에게만 오는 특별한 위기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 위험이며 갈등이다. 그걸 잘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정신분열병은 사실상 '완치'가 쉽지 않은 병이다. 
때문에 작품속에서 데버러가 정말 완치가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완치가 쉽지 않은 병일 뿐 완치가 불가한 병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병을 잘 이겨낸 작가 자신이 데버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기에 아마도 거의 완치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 작품에 대해 높이 평가 하는 부분은, 정신분열병에 대해 환자의 관점에서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듯 다루었다는 점과 그 딸을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 또한 깊이 있게 헤아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은, 주인공 소녀 '데버러'의 다면적 인격을 그리면서 그 과정이 내적인 깊이를 갖지 못한채 나열하기에 급급한 것 같아, 마치 간병일지를 보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간병일기도 아닌 일지 .... 말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의료진으로서 이 병을 오래 봐왔던 터라, 소설 속 데버러보다 더 아프고 힘들고 고통받으며 일생을 투병으로 보내는 환자들이 많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때 내가 순간순간 놓쳤던 그들의 생각과 고통이 데버러의 관점을 따라가며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정신분열병은 분명 완치가 어려운 병이다. 그리고 그 병을 일으키는 유전인자의 영향도 분명 있다. 그러나 유전인자를 갖고 있어도 발병하지 않고 갈등과 위기를 보통의 사람들처럼 견디며 삶을 사는 이들이 더 많다는 사실. 
다행히 작가는 청소년기에 잘 견디고 이겨내주어 현재에 이른 것 같은데 이 작품이 만약 영화화가 된다면, 약간의 설명과 함께 같은 병으로 싸우고 있는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희망 하나가 될 거란 생각이 든다.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데버러의 이야기라고, 얼마나 잘 이겨내고 있는지 보면서 스스로에게 희망을 건네주자는 짤막한 설명만 곁들이면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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