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평점 :
나는 이따금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의 서늘한 공기 마시기를 즐긴다.
고요한 듯 잔잔한 일렁임으로 나에게 사색할 시간을 주는 이 책의 여운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오래전부터 정호승의 시를 참 좋아했는데 이렇게 시인이 쓰는 산문집도 그 읽는 맛과 재미가 쏠쏠하고 새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호승의 새벽편지'라는 부제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정호승의 글과 어우러져 드문드문 글 속의 교감을 깊게 우려내듯 담아낸 화가 박항률 화백의 그림이 새벽의 감성을 극대화시키는 느낌이 든다.
특히 그 중에서, 성철 스님의 자기 내면에 대한 반성과 성찰과 함께 자신을 바로 보기에 대해 쓴 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은 내 자신을 스스로 바로 보지 못하기에 늘 남을 먼저 탓하고 원망하기 마련이라고.
저자는 여기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바로 보는 눈을 갖는 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동의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가장 힘든 일이 누구보다도 내자신을 속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 있어도 내자신을 속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스스로의 양심에 귀를 기울여본 적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내자신을 바로 보기 힘들어서 피할지언정 스스로를 속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나의 개인적인 신앙으로 인해 습관화 되듯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일이 몸에 배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반복되는 자기 성찰과 반성은 오히려 하지 않은 것보다 더 나쁜 것이 된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자기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사색하며 성찰의 시간을 갖는데 그 소스들을 보태어 준다.
바쁜 일상과 이기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삭막하게 살고 있는 우리이지만, 내면을 정화시키는 데에 보탬이 되어 주는 이런 산문집 한 권 정도는 소장하면서 읽을 여유가 꼭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육아와 가정, 직장에 지친 여성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어떨 때는 남편도 해주지 않는 힐링을 당신에게 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