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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진설 - 근황 ㅣ 인문학 수프 시리즈 6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7월
평점 :

[소가진설]은 일단 길이가 짧고 소재가 가벼워 보이는 듯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설은 아니지만 소설쓰기의 관점과 태도에 의해 쓰여진 글로서 무겁고 진중한 주제보다는 일상생활속에서 건져 올려지는 작은 주제나 대상을 소재로 하여 쓰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야기의 소재나 메세지는 절대 가볍지 않고 오히려 묵직하기 까지 하다. 사실 이러한 장르를 전에는 접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좀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장르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아서 좀 혼란스럽지만 책을 읽고나서의 느낌은 수필의 그것과 비슷한 것도 같다. 물론 수필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말이다.
저자가 체험하고 느꼈던 삶속에서의 깨달음들을 가벼운 이야기형식으로 들려주면서도 그 속의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사십여편의 작은 이야기들은 각 이야기마다 하나의 주제가 있고 그 주제와 곁들여 저자의 경험과 사회인문학적 지식을 풀어서 따끈하게 녹여내고 있는것 같다.
인문학분야를 많이 읽지 않은 탓에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나의 인문학적 지식의 부족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겠다.
단어라든가 한자어가 섞여 있다보니 그 뜻을 알기가 헷갈리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아버지의 향기가 폴폴 나는 것 같다. 어릴 적 부터 자주 보아왔던 아버지의 책 읽으시는 모습과 아버지가 보고 계시는 책을 옆에서 힐끗 훔쳐보면 한자어가 제법 섞여 들어간 인문학 관련 서적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인가 보다.
그리고 아버지의 어깨에 관한 이야기가 유독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장으로서 늘 하고 싶은 일보다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우리의 아버지들의 어깨는 참 고단하고 무거웠으리라...
그리고, 50대인 저자의 눈에 비친 세대간의 변화와 그 차이는 생각하는 세대와 만지는 세대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고 말한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그에 따라 인문학에서도 중요하게 거론되어 지는 것 중의 하나가 실재하는 물질, 물체, 관계에 대한 존중이라고 하는데 접촉에 대한 애착의 정도가 이전보다 훨씬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sns나 휴대폰으로 물리적 거리가 멀어도 원하면 지금 당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sns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것이 관계에 좀 더 접촉하기를 원하는 지금 젊은 세대들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이 책은 묵직한 듯 보이는 소재를 갖고, 또는 주제를 가지고 가볍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이야기속에는 인문학이 늘 기본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 인문학을 좀 더 쉽게 접하기 위해 읽어보면 괜찮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한자어도 그렇고 고서나 인문학적 상식이 그리 풍부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는 인문학 지식을 좀 더 폭넓게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