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박광수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7월
평점 :

손꼽아 기다리다 받은 책이어서 반가웠고, 오래전 틈틈이 보던 '광수생각'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만나는 추억속 인연인듯 설렜고, 박광수님의 신작이어서 더 기대가 되었다.
서술식이기 보다는 짧고 함축적인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유독 뭉클했고 진했던 기억이 있다.
특유의 글씨체는 한때 내가 20대이던 그시절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고 그의 그림은 늘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였다.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은 잠깐 멈춤이거나 잠시 쉬어가라는 듯 쉼표가 커다란 그림으로 많이 등장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의 프롤로그를 읽었다. 늘 내가 책을 읽는 방식이 그러하다보니..
그런데, 저자의 어머니가 치매라는 병과 3년째 싸워오고 계신다고 한다. 이 책 제목이 책을 다 읽고 난 마지막에 비로소 제대로 가슴에 와 닿는다.
어쩌면... 엄마는 기적처럼 병을 이기고 다시 내게 따스한 밥을 해주실 지도 몰라, 어쩌면... 엄마가 다시 예전의 기억을 되찾으실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어쩌면....
아버지와 우리 식구가 다시 예전처럼 엄마가 해주신 음식을 밥상에 놓고 둘러앉아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다시 올지도 모르겠다는...간절함이 가득 밴 저자의 아픈 혼잣말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사람냄새 풍기는 저자의 담백한 문장과 정감어린 그림들이 가득 담겨 있다.
5개의 테마 곳곳에 빼곡하게 박혀 있는 쉼표 (,) 는 읽던 글과 그림보기를 멈추고 중간에 잠깐잠깐씩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를 부탁하는 것 같았다.
저자의 글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글자의 갯수보다 여백의 느낌을 갖게 하는 멈춤의 시간이 느껴진다.
매우 친절하게 한 장 한 장 그림을 넘기며 느리게 걷기를 제안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스쳐가는 일상에서 저자가 길어올린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특히 인생을 빗댄 '깡통캔디' 글은 지금 내가 아무리 힘들고 절망상태에 놓여 있다해도 웃을 힘이 나게 해주는 마법을 발휘한다.
깡통캔디가 궁금하신 분들은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을 꼬옥...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