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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평점 :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두번째 소설이다.
이 소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 빈민촌에서 분뇨통을 나르며 생계를 이어가던 소녀 놈베코가 정말 우연하게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게 되면서 빈민촌을 탈출하게 되어 우여곡절 끝에 핵폭탄 개발에 참여하게 되며 벌어지는 갖가지 기상천외한 우연의 연속들과 아이러니하고 황당한 일을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요나스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웃음코드와 재치가 한데 섞여 어우러져 군데군데 웃음 핵폭탄급 장치를 심어놓은듯 하고, 마냥 가볍게 웃기며 즐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두운 사회의 이면을 비추는 풍자적 요소들도 군데군데 심어 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정말 재밌게 읽었던 조반니 과레스키의 [신부님 우리 신부님]이란 책이 떠올랐다.
이탈리아 작가 조반니 과레스키의 독특한 문체를 참 좋아했다. 그의 글엔 유머와 해학이 담겨 있었고 가벼이 웃어넘길수만은 없는 시대적 상황이 반영되어 있었다.
까막눈이 여자도 작가의 유머러스함과 해학적인 재미를 함께 갖고 있어 그의 글을 읽을때면 늘 신나고 즐거워진다.
조금 엉뚱하면서도 황당하기까지 하지만 놈베코의 삶은 처한 현실에 순응하지만 않고 적극적으로 맞서 극복해나가는 요즘 우리시대가 바라는 여성상과 일치하는 부분도 많은것 같다.
혹자는 말도 안되는 우연의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며 너무 기막힌 우연적 요소들의 희박성에 고개를 흔들기도 한다.
살면서 이런 우연의 연속이 얼마나 되겠나 싶긴 하지만, 중요한건 겉을 둘러싸고 있는 우연적 요소들만이 아니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재미있게 즐겁게 웃으며 유쾌하게 읽다보면 놈베코의 삶과 인연들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황당하고 기막힌 일들은 마치 한편의 신나는 모험가득한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으니..
이 책은 재미난 모험과 버라이어티한 즐거움을 찾는 이들에게 주저말고 건네고픈 책이며,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어본 독자라면 반드시 함께 읽어보기를 권한다.
또한 글로써 웃고 싶고, 재미지고픈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