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마야 안젤루는 1930년대 경제 대공황기라는 미국역사중 그 어느때보다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를 백인들과의 일자리 다툼을 치열하게 겪고, 흑인남자와 여자들 사이에서의 다툼을 겪으며 어린 소녀시기의 성장기를 고통스럽게 보냈다.
이 책은 소설이라는 문학적 장치를 빌린 자서전이라고 보는 것이 어쩌면 맞을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회고하면서 일종의 소설의 형식도 취하고 있어 소설이냐, 자서전이냐로 구분짓기가 좀 애매하기도 한 것 같았다. 
마야 안젤루는 세살때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할머니와 삼촌밑에서 자라야 했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부모가 살아있음에도 정서적으로는 고아나 다름 없었던 그녀의 삶은 미국사회내의 뿌리깊은 인종차별과 남녀차별속에서 수없이 밟히고 짓이겨져도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서는 잡초의 그것과 같아보였다.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강간을 당하고, 충격으로 실어증을 앓기도 하는데, 이러한 청소년기의 끔찍한 일들을 겪으면서도 마야가 위기를 잘 헤쳐나올수 있었던 것에는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의 존재와 멘토라고 볼 수 있는 이웃주민들의 사랑과 배려가 있었다.
비록 이혼했지만 마야의 정신적 성장을 돕는 어머니도 함께.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는 할머니와 백인 우월주의 사회에 도전하며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살라고 가르치는 엄마의 가르침이 고루 그녀에게 영향을 끼쳐 그녀의 삶에 밑거름이 될수 있었던것 같다.
사실 책속에서 화자 마야 안젤루는 사회속의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누구나 마음속에 그런 생각과 바람을 갖고 있겠지만 몸소 실천하며 살기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에게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안타까웠던 점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성차별에 어릴적부터 익숙해지도록 길들여지고 세뇌받으며 그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수긍하며 자라는 모습이었다.
여성이라는 점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데 흑인이라는 사실 못지 않게 큰 걸림돌이 된 것이다.  
이러한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겹겹의 불평등적 요소들을 그녀는 온몸으로 부딪쳐가며 한계에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  




미국의 인종차별과 성차별, 계층차별등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담고 있으면서 그것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맞서 나가는 정신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자전적 소설이라고 느꼈다.
우리사회 또한 미국의 그것과 크게 다를바 없다고 본다. 다만 확연하게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을 뿐, 여성차별과 계층차별, 지역차별은 은연중에 지금도 뿌리깊게 박혀 있다고 봐진다. 
좀더 큰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만 아픈건 아니라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위기이며 고통이니 어떻게 잘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한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자신감, 용기를 줄 수 있을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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