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던 동료가 읽어보라고 빌려주었던 책 한 권이 있었다.
제목은 [나무]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렇게 베르베르를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에 받았던 신선하고 황당하기까지 한 충격은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만큼 당시엔 매우 충격이었다는 뜻.
이후에 이 작가에 대해서 그의 작품들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당시 가장 유명했던 작품이 [개미]였던 기억이 난다.
그의 웬만한 작품들은 다 사서 모았다.
프랑스보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아 오히려 역으로 다시 프랑스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 베르나르 베르베르.
사실 그의 작품의 인기에는 번역가의 공도 매우 컸던걸로 기억한다.
이세욱님의 번역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다.
이번 작품 [심판]은 오랜만에 읽어보는 베르베르의 신작인 셈이다.
[신]을 마지막으로 이후의 작품들에 대해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희곡의 방식은 신선하고 낯설기도 했다.
이 작품은 천국에 있는 법정을 배경으로 판사, 검사, 변호사, 그리고 피고인이 펼치는 설전을 그리고 있다.
폐암 수술중 사망한 판사 아나톨 피숑이 천국에 도착해 천상 법정에서 다음 여정을 위한 심판을 받는 내용이다.
재판장인 가브리엘과 그의 수호천사이자 변호인인 카롤린, 그리고 구형을 맡은 검사 베르트랑이 그의 지나온 생을 조목조목 평가해 환생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주인공이자 피고인인 아나톨 피숑은 자기 자신이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아내이며 좋은 가장, 좋은 직업인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검사 베트르랑은 그가 생각지도 못했던 죄들을 하나하나씩 들추어내어 보여주며 아나톨의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을 주장한다.
사후세계에 관한 궁금증과 호기심, 막연함이 늘 있어왔지만 이렇게 작품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것 같다.
윤회를 거듭하며 매번 생에 대한 심판을 받고 그 결과로 다음 생을 정하고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이란 소설만이 가능한 판타지일테니까.